오유 인포메일때부터 시작했는데, 재밌는 글도 생각 안 나고 해서 로그인도 거의 안 하고 베스트나 베오베만 눈팅했었거든요.
근데 이번에 운영팀장인가 하는 사람이 역사게시판에 뭐 했다길래 와봤는데.. 가관이네요.
저야 6차, 7차 교육과정을 거치고 이제 서른이 다 되어가니 일제시대를 찬양하는 사람들의 말이 개똥으로 보이지만서도, 막상 지금 역사를 배우고 있을 학생들이 여기서 개똥같은 글을 볼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아졌다는 사실이 좀 씁쓸해요.
제가 역사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역사게시판에 왔으니 글을 하나 남기자면..
과거에 일어나지 않았던 일을 '만약에 일어났으면 어떻게 됐을까'하는 식으로 가정하고, 그 가정에 상상력을 더해서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놓고는 그것이 사실인 양 주장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예컨대 '일제시대가 없었다면 우리나라는 이만큼 발전할 수 없었을 것이다.'라는 식으로 말이죠.
하지만 그건 개인의 상상력의 산물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는 실제로 일제의 통치를 겪었고, 그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 자원, 가능성이 죽어나갔죠. 상상을 하더라도 "그 아까운 사람들, 자원, 가능성이 만약 일본에 의해 망가지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됐을까"를 상상하는 게 맞지, "일본이 없었다면 우리가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을까"를 생각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잃은 것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말이죠.
일본을 찬양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우리가 일본의 영향을 받아 성장한 건 맞죠. 하지만 이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1. 우리의 성장 가능성에 비해 실제로 성장한 결과물은 형편없이 부족했고, 2. 일정 수준 이상의 성장을 가로막는 일본 특유의 문화가 뿌리깊게 박혀서 지금의 산업구조의 문제가 발생했고, 3. 우리나라가 받은 손해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피해에 대한 복구도 이루어졌다고 보기 힘들죠. 그밖에도 이유는 많고요.
이런 말을 지금껏 수많은 사람들이 했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천황폐하만세를 외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그들이 그들의 관심사에만 집중하고 자신의 사고체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정보는 무의식적으로 배척하는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에요. 그 사람들이 자신의 사고체계에 반하는 정보를 인정하는 순간 그동안 쌓아왔던 체계가 무너지고(즉 멘붕이 오고) 이는 신체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되거든요. 종교도 같은 원리에요. 그들에게 합리성은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이 되어버리죠. 그러니까.. 합리성은 첫 번째로 중요한 '종교'의 논리를 보충하기 위한 용도로 이용하게 돼요.
인간 심리가 그래요. 사실 인간은 비이성적이고 비논리적이거든요. 그런 사람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 건 무척 힘들고 고단한 길이에요. 인터넷상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봐도 무리가 아닐 거고요. 하지만 친일파의 주장이 옳은지 그른지 분간할 수 없는 사람에게는 역사게시판 지킴이들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제가 무슨 말을 쓰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힘내시라는 말밖에요.. ^^ㆀ
제가 역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고 해서 날카로운 눈으로 바라보지 말아주세요. 여러분이 역사를 공부하실 때 전 심리학을 공부했거든요.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필요하고, 전 이쪽으로 좋은 일을 할 수 있으니 좋은 게 좋은 거 아닐까요? ㅎㅎ..
그럼.. 에.. 바이~~ 댓글 확인은 안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