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0년 넘도록 우울증을 안고 살아왔어요 우울함이 심해져서 일상생활에 지장도 많았어요 일도 하기 싫고, 사람들도 만나기싫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무력함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나는 내가 게으른 줄 알았어요 그냥 내가 모든걸 귀찮아 하나보다 하고 여기며 살았죠
근데 우울함이 너무 심하고 항상 침체되어있고 늘 자살할 것도 아니면서 자살하고 싶은 마음만 가득했어요
너무 힘들어서, 조금 더 행복해보고 싶어서,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고 싶어서 심리상담센터를 방문해보기도 했어요
결과는 다를 게 없었고, 건드려진 과거의 상처들로 인해 우울함만 더 커질 뿐이었어요
혼자 다시 앓다가, 마지막으로 신경정신과를 가봣던 것 같아요
마음의 병을 어찌 약으로 치료할까 싶어서 그동안 가지않았었는데
진작갈걸그랬어요.... 항우울제랑 신경안정제 이 두개는 제 삶의 질을 바꿔줬어요 너무 많은 양도 아니고, 가장 약한 약물로 치료를 들어갔는데도 저는 예전에 비해 우울하지 않아요
그렇다고 해서 기분이 좋아지는 건 아니에요 그냥 우울하지가 않아요 근데 반평생을 우울하게 살다가 갑자기 그 우울함이 사라졌으니 마음이 얼마나 가볍겠어요 우울함이 사라졌다는 것 하나로, 우울한 기분이 들지 않는다는 것 하나로 제 삶은 윤택해요
우울하지 않은 남들처럼 살 수 있다는 것 하나로 이렇게 좋을 줄 몰랐어요
저같은 경우는 우울증이 다른 우울증 환자들에 비해 아주 심한 건 아니지만 약물치료를 해야 할 필요는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여튼 너무 신기해요 그리고 우울증과 함께 찾아왔던 폭식도 사라졌어요 처음 우울함을 느꼈던 때부터, 갑자기 식욕이 왕성해져서 10키로는 넘게 쪘던 것 같아요 식욕이 너무 많아서 식욕억제제를 먹기도 했었는데, 저는 이제 식욕억제지를 먹지 않아요 신기하게도 우울증 치료제를 복용하면서부터 식욕이 많이 사라졌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