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고싶어하던 대학 아니구요. 그래도 이제는 삼세판도 끝나서 도전하기가 무서워요. 꿈에 대한 열망은 있는데 제 꿈이 다른 누군가를 힘들게 하고 있다는 걸 너무 잘 아니까 우물 밖으로 기어나가고 싶어도 떨어지는 고통이 무서워서 그냥 이 우물에 살려고 하고 있어요. 이 우물도 충분히 좋은 곳이라고 생각해요. 이제는 어느정도 자각도 섰구요. 그런데 너무 힘들고 내가 있어도 되는 자리가 아닌 것 같아요.
먼저 다가가려는 노력을 열심히 안한 제 탓인 거 잘 압니다. 근데 은연중에 불편해하는 거 보이니까 피하게 되더라구요. 제가 먼저 피해버리고, 잘하는 특기 같은 것도 따로 없고 남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공통 관심사(축구,게임)에도 관심없어요. 그렇다고 외모나 말주변이 좋은 것도 아닙니다.
한 번 거절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까봐 공적인 행사에 웬만하면 다 참여하고 있습니다.
강의는 거의혼자 듣고요.
가끔 인사받고 농담도 하는 편이지만 외롭고 견디기 힘들어요.
혼자 지내는 게 익숙하지만 이제 더는 안하고 싶어요. 항상 제 행복은 나중으로 미뤘는데 이제는 행복해지고 싶은데 언제 행복해질 수 있는 지도 모르겠어요. 그만 걷고싶어요. 멈추고 싶어요. 사람들 말하는 것처럼 자살하고 싶다는 사람치고 자살하는 사람 없다지만 너무 힘들어요. 못 죽는 것도 안 죽는 것도 저이지만 그냥 너무 힘들어요.
가족들만 없었으면 죽고싶어요. 다시 살고 싶어요. 이 삶에 희망이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인생에서 바랐던 그 무엇도 이뤄지지 않았어요. 그저 하나씩 늘어가는 짐들이 무겁고 겨우 이겨내고 있는데 그냥... 편해지고 싶어요. 쓰러지고 싶고, 사라지고 싶고 멀쩡한 척 괜찮은 척 그만하고 싶어요. 살고싶은데. 나도 행복해지고 싶은데 그게 잘 안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