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와 동네 마트갔다가 집에오는데
멀리서 보이는 어떤 여자분이 고양이를 데리고 산책을 하고 있지 뭡니까 -_-?
제가 강아지는 길러봤지만 고양이가 산책한다는 말은 듣도 보도 못했거든요
'이야.. 저녀석이 말로만 듣던 개냥이구나'.. 싶어 가까이 가보았습니다.
마침 집 바로 앞이었지요
'어라.. 목줄도 안하고 잘 따라다니네.. 이야... 정말 대단하네요' 라고 여자분께 말을 했더니
'제 고양이 아닌데요. 자꾸따라와요 ㅠㅠ' 라고.. 하셨습니다.
길냥이가 마치 주인 따라 산책나온 강아지마냥 졸졸졸 따라다니고 있었고
그여자분은 어찌할바를 몰라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계셨다더군요
뭐..저라고 별 수 있겠습니까.. 신기하다.. 하고... 일단 집에 들어갔는데
와이프랑 이야기 하다보니
고양이가 아마도 어미한테서 떨어진지 얼마 안되서 방황하거나..
배가 고파서 그려려니 싶어서 불쌍해졌습니다.
지가 먹을 복이 있으면 우리가 주는걸 먹을 수 있겠지.. 하고
먹을것을 조금 챙겨서 집앞에 다시 나가보았습니다.
내려가니 집 근처에서 다른 사람을 따라 걷고 있더군요
그분들 역시 어찌할 바를 모르시고 그냥 구경만 하시더군요 ^^
제가 아는척을 좀 하니 저에게 다가오더니 신발에 몸을 비비더군요
'그래. 먹을 것을 주마...'
챙겨온것을 줬더니 처음엔 의심의 눈초리로 냄새를 맡더니만
이상이 없는것을 알고 넙쭉넙쭉 잘 받아먹더군요.
우리 예상대로 덩치가 생각보다 작고, 말라 있었고, 지나가던 고양이를 보면 움츠러드는 그런 상태였습니다.
챙겨온것을 다 먹지도 못했는데 배가 부른지 더이상 먹지 않더군요
' 그래 다먹었으면 우리는 간다 '라며 돌아서는데
근데 이녀석이 '왜요~?' 하면서 따라오더군요 ..
집에서 고양이를 데리고 있을 수 없는 상태라 참 난감하더군요
배를 보여주고, 다리사이로 지그재그 무한대모양으로 돌고, 엄청 귀여운 척을 하더군요..
'그래.. 내가 키워주지는 못해도 좀 놀아주마'
그렇게 놀아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녀석이 정말 개냥이다 싶은게 부르면 개처럼 뛰어옵니다 @_@
3년전에 요단강을 건넌 우리 진돌이가 생각나더군요 ㅠㅠ
같이 동네 한바퀴도 돌았는데 제 앞길을 막아서면서 '왜요~왜요' 하면서 계속 자신이 있다는것을 어필하더군요
몇번 발로 찰뻔했습니다
따라올까? 싶어 후다닥 뛰어가면 냉큼 달려오는게 정말 개같았습니다.
그렇게 놀아주었는데.. 어느세 두시간이 훌쩍 지나간겁니다. ;;
<부르면 강아지처럼 뛰어오는 개냥이.AVI>
밤이라 사진은 찍을 수가 없었고 영상은 그나마 찍었어요
동네를 몇바퀴 돌다가 결국 제가 집사가 될 수 없을을 느꼈는지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목덜미에 무늬가 특이해서 다음에 봐도 쉽게 알아 볼 수 있겠지요
저희동네는 덩치큰 고양이가 많아서 그틈에서 잘 살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다음에 보면 맛난거 하나 또 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