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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냥이 사진 모은 거 들고 왔습니다!
게시물ID : animal_1431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자갈오징어칩
추천 : 16
조회수 : 624회
댓글수 : 46개
등록시간 : 2015/10/13 01:4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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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직도 글쓰기가 낯선 오유 초보징어입니다!
이전에 직장냥이에게 많이 관심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이전글 - http://todayhumor.com/?animal_137616)

그럼 사진들 조금 풀어볼게요
아래는 다짜고짜 음슴+1인칭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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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피우는 곳 마다 고양이가.....
왜 호박밭에 가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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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보인다... 
이 쯤 되면 내가 고양이를 찾는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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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얼룩이가 아니다.
얼굴 모양이 다르다.
표정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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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애기 엄마구나
아기가 셋이나 있구나
밥 많이 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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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 아깽이들 도망 가는 모습
(잘 보면 우측에 노랑아깽이가 풀 숲으로 쏙 들어가고 있음. 확대 해서 보면 짱 귀엽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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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너희들... 몇마리냐...?
뭔가 비슷하게 생긴 애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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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담당 얼룩이
은근 관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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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문간에 앉아있다.
퇴근하고 싶어도 못하는 내 맘 니가 알까 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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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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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가봤지만 뭐, 친한 척을 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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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멀어지면 어딘가 섭섭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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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저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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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종 얼룩이
손 흔들어주거나 하면 쳐다보다가 일하면 시무룩해진다.
시무룩해진 널 보면 내가 왠지 미안하다.
내 맘 니가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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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에 와서 앉아있으니, 근처에서 저렇게 본다.
같이 찍은 투샷도 있지만, 오징어 얼굴은 올리는 거 아니라고 배워서 안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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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리에서 저러고 있다.
얌마 넘 CCTV에 다 찍힌다.
뭔 일 생기면 제 1용의자 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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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떡펄떡 뛰며 나비를 잡고 싶어하던 얼룩이


혹시나 이 녀석이 나와 놀기를 원하는 걸까.
오뎅꼬치 막 이런 거 갖고 유혹하면 녀석도 빠져들까.
고민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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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대로 급하게 만들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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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고 나갔으나 놀라우리만큼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
관종은 얼룩이가 아니라 나였던가...

여기엔 올리지 않지만,
풀숲에서 쉬는 얼룩이 앞에서
저 막대기를 5분 동안 흔들다
제 풀에 지쳐 그만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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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끊어짐....
아이고 의미없다......






그리고 이런 저런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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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에 상처가 있는 누렁이가 등장,
누렁이는 원래 이전부터 있었는데
이 누렁이가 그 누렁이인지는 잘 모르겠음

맞다면 없던 상처가 생긴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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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햇살 받으며 사이좋은 고양이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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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는 길에 만난 녀석들
어이 퇴근하냐? 사료 하나만 더 놓고 가라?
형님들 다니시는 골목이 너무 무섭습니다 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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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관종이 CC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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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누구니?
아기 고양이 두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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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누구니? 처음 보는 녀석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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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음료수 컵이냐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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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이 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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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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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실패........















이런 저런 나날을 보냈다.
그리고,







(아래 슬픔 주의)



















나는 병원에 입원했다.
퇴원 후에도 몇일 쉬고, 출근했다가도 잠시 있거나 병원에 통원하는 등
고양이들을 제대로 신경쓰지 못했다.
그저 잘해야 봉지에 사료를 넣어 이곳저곳 던져놓는 수준

연달아 온 추석, 공휴일 등
고양이들은 밥을 기대했다가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을지도 모른다.

사료가 거의 떨어졌다.
주문을 해야할 때가 되었다.

월요일 퇴근하는데
얼룩이가 쏜살같이 튀어나와 나를 본다.
사료를 적게 준 것이 미안하여, 알아들을지 어떨지도 모르지만
"미안, 사료 얼른 주문해서 많이 챙겨줄게"
라고 인사하고 퇴근했다.

화요일, 어느 동아리 총무님께서 내가 고양이 밥을 주는 걸 보시더니
돈 3만원을 주셨다.
고양이 사료 정도는 제가 챙길 수 있다고 사양을 하니
자기도 좋은 일 좀 시켜달라며, 기어코 손에 쥐어주고 가셨다.
좋은 사료는 뭐가 있나 한참 고민한다.
오늘따라 고양이들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지만, 밀린 일이 너무 많아 신경쓸 겨를도 없다.
화장실 다녀오며 밖을 바라봐도 고양이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수요일, 리모델링 건으로 업자들이 많이 드나들었다.
전기도 방수도 취약한 오래 된 건물이다.
나는 바빠서 밥도 못먹고, 덕분에 약도 먹지 못해 통증에 시달리며 어그적어그적 걸으며 건물을 안내했다.

건물 옆 쪽을 안내할 때였다.

" 저건, 죽은 거죠?"
" 네? "

발 아래를 보니 얼룩이가 누워있다.
귓가에서 파리가 두어마리 앉았다 날았다를 반복한다.
너무 놀랍고 무섭고 두려워졌다.

" 편하게 누워있는 것 같아서 자는 줄 알았네요. 우리 회사 근처에도 애기 고양이가 와서 밥을 주는데....... "

무슨 정신인지 어떻게 업자에게 마저 설명하고 보냈다.



정말 죽은 걸까? 혹시 아직 살아있진 않을까? 가까이 가기에는 겁이난다. 하지만 그대로 내버려둘 수도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하지. 살았다면 파리가 꼬이지 않았을텐데. 혹시 썩었을까?
왜 죽었지? 동네 들개가 물었나? 쥐약을 먹었나?

나는 울음을 참을 수 없었다. 아는 언니에게 연락을 해 보았다.

" 살아있다고 해도 파리 한마리 못 치울 정도면 가는 동안에 죽을 거야. 일단 가서 한 번 확인해봐.
  혹시 얼룩이가 매우 차갑고 딱딱할 수도 있어. 너무 놀라지 말고 "

조심스럽게 다시 얼룩이에게 가봤다. 얼룩이를 불러봤다. 반응도 대답도 없었다.
겁이 많이 났다. 발을 살며시 잡아봤다.
매우 차갑고 딱딱했다. 겨울에 버려진 찰흙덩어리처럼 차갑고 딱딱했다


얼룩아

얼룩이의 귀 뒤를 긁어주었다.
얼룩이의 턱을 긁어주었다.
얼룩이의 앞발을 조물조물 해 주었다.

네 발이 이렇게 생겼었구나.



널 내 고양이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물으면 아유, 저희가 키우는 건 아니구요, 쓰레기봉투 뜯지 말라고.. 라고 불편한 변명을 했다.

그러면 내가 너에게서 더 자유로울 거라 생각했다.
상상도 해 보지 않은 너의 상실에서도 나는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넌 내 고양이가 아니었다.
넌 내 고양이가 아니었다.




차라리 내 고양이였다면.
내가 좀 더 밥을 챙겨 먹이고,
영양가 있는 사료를 먹이고,
약도 몰래 밥에 넣어 먹이고,
더 친해져서 병원에라도 데려갈 수 있었다면,
그랬다면 지금처럼 맘이 아프지 않았을텐데




누군가의 화단을 빌리는 걸로, 얼룩이의 갈 곳이 결정되었다.
그리고 그 메시지를 받았을 때,
고양이 사료가 왔다.

흰둥이가 밖에 있다.
흰둥이와 누렁이에게 밥을 챙겨주었다.
그리고 사료를 한 컵 퍼, 얼룩이를 넣은 박스에 같이 넣었다.

퇴근하며 문단속을 한다.
흰둥이가 후다닥 지나간다.
흰둥아, 불러보니 자리에 앉아 쳐다본다.

"....얼룩이야... "

흰둥이는 아무 말이 없이 그 자리에 앉아 박스를 보았다.
그리고 내가 문단속을 마치자, 사라졌다.




아는 작가님의 화단에 묻었다
작가님과 아는 동생, 셋이 함께 묻어주었다.
그리고 사람의 장례처럼, 음식을 준비해 먹였다.
사람이 마지막 선업을 쌓듯, 얼룩이도 선업을 쌓고
내세에는 내 남동생으로 태어나길 바라며,
동아리 총무님께서 주신 돈은 아마, 얼룩이의 장례비였으리라 생각하며
얼룩이를 보냈다.





얼룩이는 없지만,
아직 직장에는 고양이들이 찾아온다.
그리고, 겨울이 다시 다가올 것이다.


난 이제 고양이들의 얼굴을 조금 구별할 수 있게 되었지만,
얼룩이는 다시 보지 못하겠지.
좋은 곳으로 가거라.


IMG_20151007_155326.jpg

차마 다 못 올리고 발 부분만 올려드립니다.
어디 하나 다친데도, 토한 것도 없이 조용히 자는 듯한 모습으로 간 얼룩이
길가에서 참혹한 모습으로 만나지 않고, 예쁘게 가 주어서, 매우 고맙습니다.







IMG_20150811_153313.jpg


예쁜 우리 얼룩이
짬뽕 국물 못 먹게 해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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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별 내용도 없고 재미도 없을 거 같아
글을 올릴 생각은 없었는데,
얼룩이가 가는 길, 여러분이 응원해 주시길 바라며
사진 몇장과 함께 이야기 들고 왔습니다.

아직도 얼룩이를 생각하면 슬프지만,
그래도... 마지막 가는 길 지킬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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