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이젠 법원이 제일 고심하며 머리를 잡고 있을 할 테지요. 문무일 검찰총장이 이명박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두고 고민했다고 하는데, 이게 어디 고민할 거리겠습니까. 이미 지난 번 소환때 모든 혐의를 부인했을 때부터 그의 구속은 결정돼 있었다고 봐야 하겠지요. 이명박의 구속은 이제 거의 이뤄진 것 같습니다. 이명박의 구속은 그가 저질러 온 짓들에 대한 심판의 의미이기도 하지만,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놓은 우리들의 욕망에 대한 심판이기도 합니다. 많은 이들이 그의 약속을 믿었습니다. 심지어는 그가 전과 14범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가 부동산 값을 올려줄 것이라고 믿었고 자기들을 부자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여러분을 부자로 만들어 드리겠다"는 약속을 지키긴 했지만, 극히 일부의, 그의 가족과 일부 측근들만을 부자로 만들었지요. 권력은 공적인 것입니다. 그것이 아무리 합법적으로 선택된 권력이라고 해도 그 권력이 '사유화'되는 순간 부패는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사회 전반으로 번지게 되지요. 사유화 된 권력은 그것을 지키기 위해 대중에 대한 우민화, 그리고 대국민 감시와 탄압으로 번지기 마련입니다.사실 그것만으로도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권력이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박근혜는 탄핵이라는 형태로 국민의 심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절대로 죄가 가볍지 않은 이명박은 자신에게 닥쳐야 할 심판의 운명을 미루는 댓가로 자격 없는 박근혜를 온갖 정권의 힘을 동원해 대통령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우습게도, 그렇게 불법적인 과정을 통해 대통령이 된 박근혜가 권좌에서 물러나자 태극기 부대라 불리우는 수구 냉전추구 세력들이 그녀를 지지한다며 집회를 벌이고 있습니다. 정작 그녀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주었던 불법세력의 중심인 이명박이 감옥에 가게 된 상황에서, 그가 감옥에 가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이제 우리를 되돌아봐야 할 시간이다, 그런 식으로 강조하지 않더라도 많은 이들이 우리를 되돌아보게 됐습니다. 이명박근혜 시대의 몽매했던 시간에서 우리를 다시 분노하게 만들고 깨웠던 사건 중 가장 큰 것이 4.16 세월호 참사였습니다. 이명박 시대의 부조리가 용산참사를 통해 그 서막을 열었다면, 박근혜 시대의 세월호 참사는 그 모든 부조리들이 한군데 모여 터진 것이었을겁니다. 3백명이 넘는 생목숨들이 천천히 수장돼 가는 그 모습을 생방송으로 지켜본 이들은 그들이 지금까지 추구해 온 가치란 것이 어떤 것인지 되돌아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겠지요. 이제 그 암흑의 시대, 수많은 죽음을 낳았던 시대를 열었던 이를 심판하려 합니다. 우리 마음 속의 탐욕을 깨워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오른 인물입니다. 그리고 그 권력을 사유화하려 했고, 그것이 사회 전반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 수 있는가를 그대로 보여준 인물입니다. 이제 이것을 제대로 심판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의 잘못된 욕망에 기여했던 이들도 함께 처벌하고, 아울러 우리 안의 왜곡되고 잘못된 욕망이란 것에 대해서도 돌아볼 때인 것 같습니다. 시애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