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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baby_234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린몬스터★
추천 : 21
조회수 : 190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8/03/17 14:36:54
왜 그랬던건지.
츌산휴가 육아휴직 전
회사다니기가 힘들어
무급휴가를 신청하려고 했다.
인수인계자료를 쭉 정리하는데
2년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나 정말 열심히 했구나 싶은게,
내새끼들 놓고가는 심정이더라.
디자인 쪽으로는 체계가 잡힌게 없어
이회사의 첫 디자이너이자
유일한 디저이너로 들어와서
혼자 작업해온 많은 수고들.
후임자가 내 파일들을 쭉 보더니
"언니 진짜 고생하셨네요" 하는데
사실 난 이 회사가 너무 좋았다.
고생하지 않았다. 재미있었다.
큰 돈을 주는 회사는 아니였지만
휴식과 안정을 주는 회사.
적당히 맛난거먹고, 적당히 사고픈거 사고,
방세내고, 학자금 대출내고, 작은 저금도하고.
쉬는날 잘쉬고 연차 편하게 내서 친구와 여행도 가고.
큰사치는 부릴순 없지만
서울생활동안 가장 크게 누려본 행복이였다.
디자이너가 나 외에 없으니
내가 하는것은 무조건 존중해주었던 회사.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사장님 지령으로,
내가 하는 표현법들은 터치하지 말라고 하셨다더라.
감사하게도, 알아서 잘하는 친구라 말씀하시며. )
그래서 더욱 나도
새로운 표현법 연구하고 구상하고
더 열심히 했던것 같다.
야근이 없으니 더 빨리 끝내려했고,
나를 믿어주니 더 공부했던것 같다.
하루죙일 사례조사를 해도 눈치주지 않고,
회식은 6개월쯤 한번. 회사 문닫고 청소하고
맛난 점심먹고 다시 회사와서 보드게임하다가
1등에겐 소소한 상금으로 만원이 주어지는 회사.
해지기전이 회식이 파하는 회사.
이렇게 좋는 회사를 또 다닐수 있을까.
육아휴직 후 나는 또 돌아올수 있을까.
아직은 복귀계획이 없는데..
출근을 그렇게 힘들어하던 내가
이제와서, 아이가 생겨 관둘수밖에 없는 상황에서야
너무나도 아쉬워졌다.
퇴근길 내내 콧등이 시큰하던것이
남편을 보자마자 울음이 터져버렸다.
그정도로 아쉬운건 아닐텐데
아마도 호르몬의 탓이겠지.
입사만큼 중요한것이 퇴사라고 한다.
회사가 그동안 내게 주었던 많은 배려에
보답할수 있도록. 뒷모습도 아름답게 떠나고 싶다.
임신후 겪은 심경변화라.. 그나마 비슷한 육아게에 썼어요. 게시판 문제시 자삭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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