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정확히는 단어 자체는 알고 있었지만 오늘 문득 제가 불안장애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을 미루는 당신 불안장애일 수 있다'라는 내용의 글을 봤는데, 뭔가 해야할 일이 있을 때 해야하는걸 알면서도 마치 누가 그 일을 못하게 절 통제하는 것처럼 도저히 할 수가 없었던 경험이 있었거든요. 심각한 문제도 아니고 단순한 일이었는데도요. 능력적인 문제나 귀찮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일을 시작하려고 하면 사고회로가 멈춘다고 해야하나... 뭐 그런 기분이었는데 상당히 오래된 7년전 8년전 일임에도 그 감각만큼은 기억하고 있어요. 그 때 당시는 '도대체 왜 나는 필요성을 느끼는 일조차 이렇게 안하는거지?'라는 생각밖에 안했거든요. 고등학생 때였기 때문에 성숙하지 못했던 것도 있었겠지만. 군시절에도 상담관이 불안감하고 관련된 얘기를 하기도 했고...
아무튼 제가 가벼운거든 심각한거든간에 정신적으로 병이 있거나 썩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걸 자각하면서 살고 있고 과거에는 내가 왜 이러는걸까 몇 년씩 고민한적도 있고 그런데 정말 별거 아닌 계기로 혹시 불안장애인걸까싶네요. 그동안은 정신과나 그런 병원에 가볼까싶다가도 돈 때문에(간단한 약도 몇만원씩 나온대서...제 한달 생활비가 20만원가량이라..) 말았는데 불안장애 관련 글을 보고나서는 돈같은건 아무래도 좋을만큼 큰 충동을 느끼고 있어요. 다만 지금은 돈때문이 아니라 제 지난 인생 25년 중 11년 정도를 망친 주 원인이랑 마주한다는게 굉장한 압박감을 주기도 해요. 만약에 원인이 확정되버리면 원인도 모르고 이유도 없이 심리적으로 고통받던 제 인생의 절반가량이 진짜로 아무쓸모없던 시간이 되버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구요. 2~3년 전부터는 제 게으름이든 멍청함이든 전부 내 성격이니 받아들이자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사실 정신병 때문이었다고 하면 결국 내 잘못도 아닌데 되돌릴 수 없게 되는거잖아요..? 그게 사실이라면 도저히 감당해낼 자신이 없어요. 괜히 저 자신의 게으름이나 못난 점, 과거의 실수를 마치 중학생처럼 제 정신상태나 병의 탓으로 돌리는 걸지도 모르고 단순히 오버하는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물론 들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