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변화시키는 과정에서는
추진력을 얻기 위해 (저항을 없애기 위해) 우리와 약간 의견이 다른 세력을 규합해야 하는 경우가 있고
내부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정체성을 중요시 여기고 사사건건 따져야 할 때가 있습니다.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는 진보측 뿐만 아니라 그나마 깨어있는 새누리당 지지자들도 많이 참가했었는데요.
그때 본 시위에 방해가 될 정도로 이석기 석방 외치는 사람들 때문에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때는 이석기 문제에 대한 의견이 다른 사람들이 하나의 목적을 외치면서 같이 나아가야 할 때였으니까요.
그 집회에서 이석기 관련 주장은 맞다 틀리다를 떠나서 촛불의 숫자를 줄이는데에 강추위 만큼이나 큰 역할을 할 수도 있었습니다.
저도 솔직히 이석기가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그 얘기는 독이었어요.
지금 오달수씨 사건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평소 여권에는 관심 없던 사람들도 페미니스트 편을 들면서 그래 사회 적폐들 몰아내고 양성평등 이룩하자 라고 같이 외치고 있는데
애매한 사건 하나로 그 사람들로 하여금 등을 돌리게 하고 있어요.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오히려 페미니스트들이 그래 오달수씨 얘기는 일단 보류하고 다른 천하의 쌍놈들 이야기로 넘어가자고 꼬셔야 하는 판국인데
무슨 코스요리 나오는데서 손님이 생선회는 못먹는다 하는데
쉐프가 뛰어나와 건방진것들이 배가 불렀구나 하면서 장희빈 사약 먹이듯 억지로 먹이려고 하고 있는거 같아요
그러면 손님이 나가버리죠.
저또한 대학시절 교수들이 여학생들한테 쌩 지랄 하는 것을 많이 보아온지라
미투운동 더 활성화 되어라 그래서 그때 그짓하던 놈들 천벌을 받아라 응원하고 있는데
오달수씨 사건 보고 나서는
이런식으로 할거면 차라리 미투운동 하지마라 라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오달수씨 팬 아닙니다.
얼굴에 큰점 있는 인상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지라...
지금은 미투운동에 추진력을 얻기 위해 의견이 조금씩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도 동질감을 느끼게 해야죠.
그리하여서 현재 진행성인 것들을 처단하고
미래에는 이런 짓거리 하면 큰코 다치겠구나 경각심을 심어 주어야죠.
한명 한명의 원한을 풀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없게 하는 것이 더 큰 대의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