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지역에는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예전부터 맛이 괜찮다고 소문이 났었던 돈까스 집이 하나 있습니다.예전에 종종 갔었던 곳이고, 최근에는 가서 먹은 적이 없었는데 오늘따라 갑자기 그 맛이 생각나서 혼자 오랜만에 먹으러 갔었죠.
약간 이른 저녁 시간쯤에 방문했는데 월요일인데다가 비도 오고, 약간 이른 시간이었어서인지 손님은 저뿐이더라구요.
그래서 오 아직 이 시간은 사람들이 없네 하는 생각을 하면서 자리를 잡고 돈까스를 주문해서 맛있게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다 먹고나서 계산을 하려고 하니 앞치마를 입고 주방에 있으셨던 아주머니께서
계산을 받아주시며 다음부턴 혼자 오지 말라고 하시더라구요.
처음엔 제가 멍하니 있다가 정확하게 말을 듣지 못해서,
그냥 다음에 다른 사람들한테 입소문 내달라는 말씀이신가보다 하고 그냥 적당히 웃으면서 아아 네^^ 했더니
제가 느끼기엔 말귀를 제대로 못알아듣냐는 느낌으로 약간 인상을 찌푸리시면서 조금 퉁명스럽게
'다음엔 혼자 오지 말고 다른 사람 데려오라고요. 원래 혼자는 안받아요.' 하시더라구요.
근데 뭐 돈까스 집이 고깃집처럼 1인분 거의 안받는 곳인 것도 아니고,
그 돈까스 가게에서 파는 돈까스가 그렇다고 양이 너무 많아서 혼자서는 절대 못먹을 양인 것도 아니고,
제가 혼자 가서 돈을 안 내고 먹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제가 너무 혼자서 자리를 오래 차지하고 있어서
테이블 회전을 너무 늦게 하게 만든 것도 아니었는데 그런 말을 들으니 좀 기분이 그렇더라구요.
옛날에 맛있게 먹던 생각이 나서 제 돈 주고 먹으러 간 건데 혼자 간 것 자체가 잘못된 것처럼 말씀을 하시니...
게다가 계산하고서 밖으로 나가려는데 나가는 제 뒤에 대고 조용한 듯 하지만 다 들리게
왜 혼자 와가지곤 그 테이블 다른 둘, 셋 손님 못받게 하냐고 하시더군요...;
제가 돈까스를 먹고 있던 사이에 다른 손님들이 더 들어왔었고, 그 가게가 좀 매장 크기가 작아서 테이블 수가 그리 많지는 않다보니
아마 한 테이블에 혼자만 앉아있으면 다른 둘, 셋, 그 이상의 일행 손님을 못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그러셨던 모양인데......
가게에 손님이 아무도 없을 땐 그냥 테이블 비워두는 것보단
제 생각에는 한 명이라도 더 받는 게 매출에 더 도움이 되지 않나 싶은데 말이죠...
그리고 정말로 제가 막 식사를 엄청 천천히 하거나 먹고 난 후에 한참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테이블 회전 안되게 한 것도 아닌 상황인데;;
아님 차라리 2인분부터 되는 거면 미리 말을 해주시거나 하지....쩝
아무튼 그런 말을 들으니 확 울컥해서... 제가 뭘 잘못했는데 그러시냐고 하고 싶었는데
가게에서 제 돈 주고 맛있게 밥을 먹고나서 이런 식의 퉁명스러운 말을 들은 것은 또 처음 겪는 일이라...
제 딴에는 경황이 없어서 특별히 뭐라 하지도 못하고, 그냥 괜히 기분 우울해진 채로 빨리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홱 나와버렸네요.
제 돈 주고서 밥 맛있게 먹고, 괜한 말 들은 게 서러워서 오유에라도 털어놔봅니다...
이왕이면 사이다 썰이면 좋았을텐데 조금 답답하게 해드릴 것 같기는 하지만..;
그냥 토닥토닥 받고 싶어서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