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본인이 자처했고
본인의 플레이로 이승훈 선수가 금메달을 딴 것에 대해 같이 기뻐하는 것으로 보여서 그 부분은 불만이 없습니다. 스스로가 자신을 희생해 누군가를 뒷받침하고 싶다는 것에 대해 왜 당신이 희생하느냐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이승훈 선수도 정재원 선수의 희생플레이에 대해 감사하는 부분이 진정성 있어보여서 어느정도는 다행이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 단톡방도 그렇고 여기저기에서 의외로 이런 말들이 있더군요.
'아직 어리고 기회가 있으니까 다음 대회부터는 메달도 따고 잘 됐으면 좋겠다.'
아직 어리니까......
이것 역시 본인의 이야기가 아니니까 할 수 있는 말이지 싶습니다.
제자의 논문을 가로챈 교수, 후배의 실적을 가로챈 선배 그리고 그들의 변명 '아직 어리니까'
스포츠 선수의 직업생명은 일반직업에 비해 훨씬 짧습니다.
고난을 극복하고 당당히 일어선 수 많은 선수들도 있지만 당장 부상이라도 당해 선수생명이 끝난다면 그 선수의 커리어도 거기서 끝입니다.
왜 사람들은 본인도 알 수 없는 미래, 그것도 다른 사람의 미래에 대해서 핑크빛이라고 생각할까요?
저도 정재원 선수가 더 성장하고 그 노력에 대한 보상을 충분히 받았으면 좋겠습니다만 그건 누구도 보장할 수 없죠.
그럴 확률은 희박해 보이지만 부디 스포츠 적폐가 청산되어 어린 선수들에게 다음 기회를 노리고 양보하자는 말은 쉽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선수로서 황혼기에 접어든 선수에게 대미를 장식할 수 있는 양보는 충분히 아름답고 값진 것입니다만
양보와 희생은 강요가 아닌 자의에 의해서 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량한 개인의 노력이 묻히지 않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