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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합창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노래로 봉사활동을 한다는게 신기해서 참여하게 되었어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작년 한 해동안 한 일 중에 가장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독특하고 각별한 그래서 멋진 경험이었어요.
원래부터 봉사활동에 관심이 좀 있었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고 싶어도 어디에서? 뭘해야 할지? 잘 몰랐구요.
낯도 좀 가리는 편이라 제게는 참 어려웠습니다..
게다가 봉사활동은 연속성이 중요하다고 하죠.
꾸준히 못하면 죄책감이 들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여하간 이런저런 문제때문에 늘 생각만 하고 살았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었습니다.
노래로 봉사를 할 수 있다는 거에요.
세상에 이런 게 존재한다는 것도 살짝 쇼킹했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노래를 잘 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병원과 호스피스, 소아암 병동에 가서 노래를 불러 드리는 봉사를 합니다.
작년에는 아산병원과 일산암센터에 찾아 갔었어요.
전 일단 목적과 수단이 분명해서 좋았어요.
저는 다양한 봉사활동 보다는 제가 꾸준히 할 수 있는 형태의 특별한 봉사활동을 원했거든요.
낯가리고 소심한 저같은 성격도 활동할 수 있게 모임의 분위기도 참 좋구요.
단원들의 면면을 보면 밖에서는 다들 한가락들 하시는 분들인데
정작 매주 만나는 합창단 모임에서는 그런거 없습니다.
대부분 30대 40대 아재 언니 오빠들인데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겸손하고 맑아요.
봉사활동을 떠나 이런저런 형태의 사모임들을 종종 나가보았었는데 정붙이기가 참 힘들었어요.
사실 그렇잖아요. 나이가 어느 정도 이상 되면 사회에서 친구를 사귄다는게 참 어려워요.
노래로 봉사하고 평생친구를 만든다는 슬로건을 가지고 있다 보니
정말 오랜만에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할 수 있는 분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재밌는 건요.
저도 그렇지만 노래를 참 못합니다. ㅋㅋㅋ(아! 단원으로서 웃을 일은 아니군요)
물론 저희들끼리는 최선을 다해 열심히 연습하구요.
지휘자 선생님도 실력이 어마무지한 분이에요.
그런데 저희 합창단은 노래를 잘 못해요…
뭐 그럴려고 그런 건 아닙니다만, 비전공자들의 음악성이라는 것이 뭐 그렇죠.
그런데 그런 노래로 기적같은 일들을 만들어 가고 있어요.
저희의 노래를 통해 병원에 계신 환우분들과 교감하는 순간에 느껴지는 감정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어요.
이건 진짜 강추입니다. 살면서 이런 경험 꼭 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활동을 예쁘게 봐 주셔서 간혹 금전적으로 정기 후원을 하고자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저흰 그보다 한분이라도 더 노래와 합창에 참여하실 수 있는게 좋답니다 그래서!
2월말까지 단원모집하고 있습니다. (비정기적으로 모집하고 있답니다)
선출(전공자)도 환영입니다만, 제가 직접해보니 음악과 합창에 관심이 많은 비전공자분들께서
더 재미나게 활동하실 수 있겠다 싶습니다.
한창 많이 신청들 주시는데요.
소프라노/알토/테너/베이스 각 1분 정도씩 정원이 남은 것 같습니다.
나이와 성별, 국적과 종교 모두 상관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어요.
하지만 노래로 봉사를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신 분만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비정치, 비종교, 비영리 봉사단체인 국제 나눔연대 산하의 나눔소리 합창단입니다.
단원 신청 링크는 이곳이구요.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ei0ZBJ6lDUWa5rFIA60_VRL931r3UPjpjc0ZtrllPZtru3Lw/viewform
합창 연습은 매주 화요일 저녁 8시 공덕역 근처에서 하고 있어요.
제 개인적으로는 평소에 소소하게 여기저기 후원도 하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만
이렇게 직접 참여해서 뭔가를 함께 만들어 간다는 것도
정말 의미있는 일이라는 걸 많이 느끼는 요즘입니다.
재미나게 살아가는 이야기니까 나름 유머게시판에도 어울리지 않나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