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에서 마블스럽지 않은 영화를 만들었네요.
킬몽거는 매력적인 빌런이 될 수 있었으나 피에 굶주린 단순한 악당으로 만들어 버렸고,
블랙팬서는 선택의 기로에서 고뇌하는 히어로가 될 수 있었으나, 단순한 모범생 히어로가 되어버렸습니다.
흑인 인권문제라는 좋은 소재를 가지고도 와칸다를 유니세프가 되도록 만들어버렸어요.
킬몽거가 단순한 피에 굶주린 악당이 아니라 정당한 왕위계승자로서의 면모와 흑인인권신장의 필요성도 보여주어 관객들이 킬몽거의 입장에서도 정당성을 의심해 보게 만들었어야 해요.
블랙팬서도 킬몽거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왕위를 되찾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야 했지만, 허브로 되살아나자마자 "왕위 찾으러 가즈아~" 해버립니다.
왕위를 되찾는 과정에서도 블랙팬서의 슈트와 허브차의 힘을 가진채로 음파안정기에 힘을 상실한 순간이 아닌 스스로 슈트를 벗은 상태로 도전하여 정당성을 부각시켰어야 해요.
그리고 왕위를 되찾고 나서도 킬몽거의 방법은 옳지 않았지만 의지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어받겠다라던가 하는 대사도 필요하구요.
다크나이트가 될 수 있는 소재를 가지고 저스티스리그 비슷한걸 만들었어요.
물론 그동안 축적된 기술로 영상미는 뛰어났지만, 액션시퀀스도 많이 아쉬웠고(현대문명보다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배경에서 코뿔소라니 절래절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