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아들 둘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아이 엄마는 노르웨이에서 어릴때부터 살았구요.
애 낳고 키우다 보니 독일의 교육 시스템을 접할일이 많아지고, 아이 엄마도 노르웨이 교육을 받기도 했고 전공도 유아교육쪽이라 이것저것 줏어 듣게 되더군요.
우선 독일 유치원 시스템부터...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게 유럽 교육은 공짜다인데, 적어도 독일 유치원은 무료가 아니더라구요.
국가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은 저렴하긴해도 돈은 냅니다. 동독과 서독이 다르다는데, 제가 동독에서만 살아서 서독은 잘 모르겠네요. 훨씬 비싸다는데...
아무튼 보통 월급에 따라 차등적으로 내요. 그냥 수입없는 학생이면 무료, 월급이 적으면 한달에 10만원 안쪽으로 내고요. 최고로 많이 내면 대략 20만원정도 내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식비는 따로구요.
사립유치원은 꽤 비싼걸로 알고 있어요. 한달에 100만원이상인 경우도 많고요. 독일 영어 유치원의 경우 그정도 하더라구요.
유치원은 보통 만 4세부터 자리잡기 쉽구요. 그 이하는 자리 잡기 힘들어요. 대기 기간도 1년이상인 경우가 많고요.
독일의 경우 초등학교 4학년때 이미 인문계와 실업계가 결정되기 때문에, 유치원때부터 부모끼리의 은근한 경쟁이 심하다고 하네요. 특히 좋은 유치원에 보내려는 사람이 늘고 있어서, 좋은 유치원은 대기기간이 몇년 단위라고도 하더라구요. 실업계와 인문계의 결정은 보통 담임선생님이 한다더군요. 이걸 뒤집기도 힘들고요. 한국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독일은 한번 실업계로 결정되면, 대학에 들어가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더라구요.
다만 대학에 안들어가고, 실업계라고 하더라도, 안정적인 수입이 가능하니, 기를 쓰고 대학에 가려고 하지는 않는 것이지요.
유치원 교육 과정은 유치원마다 다 달라서 뭐라하기가 힘든데, 주요 모토는 자유인 경우가 많아요. 근데 그냥 풀어 놓는다기 보다는 선택적 자유랄까. 예를 들면 어느 유치원의 경우 각 반마다 다른 종류의 수업을 합니다. (그림 놀이, 촉감놀이, 스포츠 등등) 그러면 아이들이 알아서 자기가 참여하고 싶은걸 결정하게 한다던가 하는 식이더라구요. 저희가 다녔던 유치원은 한국처럼 뭔가 교사가 정해진 프로그램을 하는 방식이었지요. 지인이 다녔던 다른 유치원은 정말 거의 완벽히 자유시간이랄까요? 애들이 그냥 뛰어 놀게 냅두는 곳도 있고요. 한가지 특기할만한 점은 독일에서 선생님의 권위는 매우 높아요. 꼰대같은게 아니라 정확한 선을 지킨다고 해야하나요.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선생님 말을 정말 잘들어요. 부모들도 보통 선생님의 권위에는 도전을 못합니다. 물론 자주 부모와 선생님의 면담이 있기에 이의는 제기하지만요.
노르웨이의 경우 아이 3-4명당 한명의 유치원 교사가 붙는다고 하네요. 자세한 시스템은 아직 안물어봐서 모르겠지만, 와이프는 독일 시스템보다 노르웨이의 시스템을 더 높게 생각하더군요.
여담으로... 와이프가 중학교 입학 시절이었답니다. 노르웨이에 온지 오래되지 않아서 장인어른의 차를 타고 학교 앞까지 갔는데, 바로 주의를 받았다고 하더라구요. 학교에서 장인어른께 말하기를 '학생들 중에는 집에 차가 있는 집도 있고, 없는 집도 있고, 좋은 차가 있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다. 그러니까 아이가 차를 타고 학교에 오게 되면 서로 비교하고 차별하게 된다. 절대로 아이가 차를 타고 등교하게 하지 말아라'라고 했다고 합니다. 노르웨이에서는 그게 일반적이라더군요.
또 고등학교 영어 수업에 대해 들은적이 있는데, 보통 영어 수업에서 선생님과 학생 모두 영어를 사용한다더군요. 한번은 선생님이 노르웨이어로 수업을 하려고 해서, 학생들이 이의를 제기한 적도 있다네요. 전체 수업이 영어로 진행된다더군요. 근데 수업내용도 신기했던게, 예를 들면 20분짜리 짧은 영어로 된 다큐를 틀어주고, 거기에 나온 주제를 영어로 토론하고 답하는 게 수업방식이더라구요. 제가 대학때도 못해본 방식의 수업을...
확실히 북유럽 교육 방식이 뭔가 더 선진화 된것은 같더라구요.
뭔가 두서없이 썼네요.
앞으로도 독일에서 육아를 하고, 아이들 교육을 시킬테니, 이쪽 정서에 맞춰어서 살아야해서 머리가 복잡한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