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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식사
게시물ID : love_412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h몰랑몰랑
추천 : 4
조회수 : 2255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8/02/18 15:13:40
......8년 4개월이었다.

이별을 고하기 위해 마지막 식사를 잡았다.
항상 보던 곳에서 만났고, 항상 밥 먹던 곳에서 주문을 했다.
밥을 기다리는 시간과 먹는 시간에, 나는 상대방으로부터 한 마디도 들을 수 없었다.
'잘 지냈냐'는 질문에도 아무런 답이 없었다. 무표정으로 소름끼치게.

한숨을 크게 쉬고, 지갑 속의 사진을 돌려주었다.
미리 준비한 편지 두 통을 전해주고 마지막으로 잘 가라고 인사를 하는데
눈물이 나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마지막으로 할 말 없냐고 묻자 상대방은 그냥 짐 챙겨서 나가 버렸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계산은 내 몫이었다.

8년 4개월이었다.
모든 기간이 장거리 연애였고, 나는 그 기간 동안 교통비 전부와 데이트비의 75%를 부담하였다.
내 꿈을 포기해 가면서까지 직장을 구했지만, 나이 30에 대학원 커리 말아먹고
5급 일반행정(일명 행정고시)으로 만회하겠다 통보 하나에 이 모든 것이 무너졌다.
나는 더 이상 나를 희생할 수 없었고, 내가 당연히 양보할 거라 생각하는 그 이기적인 무례함에 치를 떨었다.
아무리 마음으로 사랑한다 하더라도, 이런 사람과 미래를 그릴 수는 없는 법이다.

나이 31에 어떤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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