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전날 아나필락시스 쇼크 정말 심하게 와서 병원 응급실에서 보냄. 남편은 제세동기 동원하는 거 보고 옆에서 울먹울먹 ㅋㅋㅋㅋ귀여웡♡
설 다음날 아침 7시에 남편 부모 문자 옴. 아닛! 전화번호를 어케 알았으까이?
몇 년전에도 집에 처들어온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도 난리도 아니었는데.
"며느리를 안 보여주면 동네 남사스럽게 소리지르고 난동부리겠다.너 동네 얼굴 못 들고 다니게 해주겠다"
이런 걸로 아들 협박하는 부모 상상도 못 해서 당시 엄청 놀랬어요.
결국 아들이 부른 경찰에 끌려나가면서도 끝까지 고래고래 악을 쓰며
"저 년이 내 아들 망쳤다. 착하고 성스러운 내 아들이 저 년때문에 저렇게 됐다.집안에 여자가 잘 들어와야 한다" 그랬는데.
몇 년전에 그런 꼴을 마지막으로 봤던 사람이 마치 어제도 연락하고 봤던 양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문자 보내는 것도 소름돋고.
사랑하는 아들 운운하면서 우리 연락하고 한 번 만나자. 이럼서 하트 붙이는 것도 소름 돋고...여든 다 되가는 사람들이 너무 작위적이야-_-
우리 번호를 알려준 사람이 누군지 거의 감이 잡히는 것도, 우리가 겪은 수많은 일을 이미 그 사람은 알고 있다는 것도,
그 일들로 인해 우리가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알고 있다는 것도, 번호를 알려줬을 이유가 단순히 시기심이라는 것도 다 소름돋고 뭐 그렇습니다.
남편은 지금 너 몸도 안 좋고 한데 또 그때같은 꼴 안 보게 차라리 회사로 찾아와서 난동부렸으면 좋겠다고
자긴 아무렇지도 않다고, 회사에서 나 그런 걸로 못 잘라 이러고 있고....
(엣헴. 막간을 이용해서 깨알같이 자랑하자면 우리 남편 회사에서 에이스 엣헴엣헴! 원님덕에 제가 나발 좀 불어보겠습니다)
저는 차라리 그냥 회사에서 너 꼴 안 웃겨지게 집으로 와서 경찰 부르는 게 낫겠다 이러고 있고.
바보들 같으니.-_- 갑갑합니다 정말. 돈줄 모자라서 난동치러 올 거면 집으로 왔음 좋겠어요.
하루라도 빨리 와서 괜히 속 안 졸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