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수와 댓글수는 별로 많지 않았지만 혹시나 궁금해하시고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글올려요ㅎㅎ
10월 3일 밤 10시쯤 구름이가 배고파서 밥달라고 찾아왔는데 꼬리가 물에 젖은 것 처럼 털이 가라앉아있길래 만져봤더니 물기가 없고 딱딱하게 굳어있었어요ㅠㅠ
뭐지? 싶어서 핸드폰 빛에 비춰보니 빨간 피가 엉덩이부터 꼬리까지 다 묻어있더라구요.. 그러고보니 애가 평소랑은 다르게 온몸을 부르르 떨고 기운이 하나도 없어보이는것이 혹시 양수가 터졌는데 새끼를 못 낳고있나 싶어서 가슴이 철렁 했어요
일단 캔 하나 따주고는 24시 동물병원에 데려가려고 상자에 담요깔아서 앞에 두니 바로 들어가는거에요 새끼를 낳았으면 새끼옆에 있지 저희집에 오지는 않았을 것 같았고, 배가 조금 들어가긴했는데 그래도 볼록해있어서 새끼가 어딘가에 있을거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얼른 병원으로 갔어요
솔직히 그동안 경제능력이 없어서 먹을 것만 챙겨주자 하는 마음이었는데 구름이가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바로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는 생각이 확 들었어요
배가 볼록한건 밥을 많이먹어서 위가 늘어나있는거고, 외음부??가 열려있고 그쪽에서 피가 나는걸 보니 출산을 한 것 같다. 일단은 건강상태가 괜찮으니 집에가서 주변에 새끼 울음소리가 나는곳이 있는지 찾아보는게 좋을것 같다면서 제가 고양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라는걸 아시고 출산후에는 애기들이 먹는 사료 먹이는게 좋다며ㅜㅜ 무려3만원짜리 사료하나를 주셨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구름이를 땅에 내려놓으니 자길 따라오라고 야옹야옹 대는겁니다 오빠랑 동생이 가봤는데 집 근처 빈집 앞에서 계속 야옹대기는 하는데 안에서 새끼소리도 안나고 밤이라 들어가보기도 뭐해서 일단 후퇴하고ㅜㅜ 집으로 왔는데 구름이도 따라와 상자 안에 들어가서 나올 생각을 안하길래 새끼를 잃어버렸거나 죽었겠구나 하고 구름이만 돌봐줬어요
다음날에 엄마 말로는 아침부터 하루종일 잠만 자더래요 우울증 걸린 것처럼 기운도 없고 밥먹고 자고ㅜㅜ 제가 와서 만져주다가 가만히 있으면 자기 머리를 제손에 들이밀고.. 원래는 밥 다먹으면 집나가고 그랬었던 애가 저러니 너무 안쓰러웠어요ㅜㅜ
그래서 오빠가 그날 저녁에 빈집 담넘어서 가보니 새끼 네마리가 있길래 다 데려와서 구름이있는 상자에 놔주니 바로 핥아주고 젖물리고 그랬대요
그렇게 하루정도 지나고 오늘 아침에 보니 새끼 네마리랑 구름이가 다 없어진거에요ㄷㄷ 출근해야해서 일하면서도 걱정했는데 다행히 저녁때 밥먹으러 왔다가 갔다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