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관련 얘기니까 평창 게시판에 씁니다.
솔찍히 이 나라가 여전히 후진국이고 그렇다면 분단된 채로 남아있어도 세계적인 주목도는 크지 않았을겁니다.
그렇지만 2차 대전 후 종전처리 과정에서 강제로 분단되었고 동족끼리 섬멸전에 가까운 대규모 전쟁을 했죠.
전쟁 후 이 나라에 희망을 보는 시각은 사실 얼마 없었을겁니다.
기껏해야 병참기지 일본을 아래 두고 중국과 소련에 대항하는 교두보 정도로밖에 보지 않았을거에요.
러시아와 소련은 북한을 두고 반대로 생각했겠죠.
그런데... 이어진 냉전시대를 힘겹게 걸어가면서도 어떻게든 어떻게든 민주주의를 점차 정착시켜온 나라가 있습니다.
빠른 경제발전과 함께.
동서독 통일 때 시대를 단절시켰던 베를린 월을 무너뜨리며 인류는 2차 대전과 냉전의 상처가 많이 아무는 데땅트의 시작을 경험했어요.
그 시대의 기억은 아직 지금 시대라고 말해도 틀리지 않을겁니다.
근데 아직도 그 무서웠던 세계대전과 냉전시대를 완전히 떠나보낼 수 없는 상징적인 곳이 남아있습니다.
그게 현재의 이 나라죠.
남북 단일팀을 보는 세계의 시각은 단순한 흥미거리가 아닐겁니다.
실제 한 시대를 마치고 새 시대로 들어가는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 현장이 될 수 있다는 기대 또는 관심일겁니다.
한 국가는 세계 최고의 빈국이 되어 핵에만 모든 것을 걸고있고
또 한 국가는 세계 10위 선진국이라 일컬어지는 번영을 구가하면서도 중국, 러시아, 일본 사이에서 끝나지 않는 냉전의 주인공이 되어있어요.
언제 화약고가 될지, 언제 구시대의 종언과 새 시대의 막을 여는 곳이 될지 알 수 없는 곳이 이 땅인거죠.
통일 안하고 각각 다른 국가로 산다고 남북이 사이좋은 이웃이 될까요?
아님 이런 암울한 냉전의 지속을 백년이고 천년이고 계속할까요?
안보를 무기삼던 정치세력을 국민의 힘으로 심판하고 정권을 교체할 정도로 수준이 높아진 시민이 사는 곳입니다.
이 땅의 불안과 이 땅의 분단과 이 땅의 번영과 이 땅의 이데올로기가 전세계에 미치는 임팩트가 매우 큽니다.
남북단일팀에 노벨평화상 추천한다는 얘기나 동시입장 장면이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았다는 건 결코 립서비스나 듣기 좋으라 하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가 사는 시대가 어쩌면 이런 상황의 종장을 볼 수 있는 세기의 기회인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