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까지는 아니고,
요근래 인간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저는 삼십대 중반 여자이고, 그러다보니 여자친구가 별로 없습니다.
나이를 먹다보면 친구가 점점 적어지긴 하잖아요.
중딩/고딩 친구는 안만난지 십여년이라 만날 일도 없고,
직업상 공유할 거리가 많지 않다보니 잘 안만나게 되더군요.
동기들도 저랑 거리가 먼 직종들에 일하는 친구들이 많아지고.. 그러다보니.
그러다가 몇년 정도 친하게 지낸 동료가 있었습니다.
친구처럼 지내고, 저희집에서 자고 가기도 하고 밤새 수다도 떨고,
서로 애인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가족 이야기도 하는 그런 친구요.
세계관은 다르지만 같은 꿈을 꾸고 있는 친구였습니다.
세계관이랄 게 아니라 성격이 좀 달랐어요.
저는 자유분방에 천방지축인 편이고, 그친구는 차분하고 예의바르고 보수적인 정도?
매일은 아니지만 일주일에 두세번은 연락을 하는 친구였습니다.
그 친구는 회사를 옮겨 일하고 있었고, 저는 다른 일을 하는 중이었습니다.
한참 바쁘다고 하길래 좀 여유 생기면 만나자고 한 이래로도 연락을 하다가
갑자기 제 전화를 받지 않더군요.
카톡에 1이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평소에 죽고 싶단 말을 자주 하던 친구라 걱정이 되었지만,
제가 아는 건 그 아이의 전화번호 밖에 없었습니다.
황당했죠.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걔가 어디 사는지, 회사 이름이 뭔지도 모르는구나.
공통으로 아는 친구에게 연락을 해볼까도 했는데, 그렇게 공유하는 친구가 실은 제 전 남친이었습니다.
이 친구가 저한테 상처를 많이 받아서 제 연락을 받지 않습니다.
물론 헤어진지도 오래 되어 만나지도 않은지 2-3년 되구요.
정말 우연히 어느날 카페에서 그 친구가 여자친구? 랑 있는 모습을 봤는데 그냥 모른 척 했습니다.
그때 사실 연락이 안되는 아이에 대해 묻고 싶었지만.
어찌되었건 처음에는 하루에 한번씩 전화를 했고, 카톡에 장문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채팅방을 우연히 나가게 되었고, 일상이 바쁘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였는데.
어느 날 다시 카톡에 메시지를 보냈는데 1이 사라지더군요.
근데 그때부터 괘씸한 생각이 드는겁니다.
제가 이렇게까지 이유를 묻는데도 왜 이유없이 제 연락을 받지 않고, 대화조차 하지 않으려고 하는지요.
화가 났어요.
왜 그럴까 생각하게 되고, 대체 내가 어떤 실수라도 한 것일까?
모르겠더라구요 추정되는 몇가지가 떠올랐지만 너무 유치한 이유라서
그정도로 나에게 절교를 할만큼 속좁은 아이는 아니란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그러다보니 연락이 끊기고 저랑 싸웠던 모든 사람들이 생각났습니다.
제 성격이 문제인건가 싶기도 하고,
헤어진 남친과도 안좋게 헤어졌는데, 둘은 원래 알던 사이고 친했었거든요.
아직도 아마 연락을 할겁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같은 업계 사람을 만났는데 저한테 그 아이를 아냐고 묻더군요.
이전 같으면 잘 알고 무척 친하다고 말하고 싶은데, 그러질 못하고 안다고만 했어요.
근데 어제 그곳에 왔었다고 하더군요.
그사람이 나중에 저를 그 아이한테 또 물어볼 것 같은거에요.
근데 불안하고 찝찝했어요.
나에 대해 뭐라고 할지..... -_-;
다른 친구는 저한테 집착하지 말고 그냥 보내라.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도 했고, 그렇게 싸가지 없이 연락을 끊는 사람은 만나지 말라고도 하구요.
제가 좀 더 액션을 취해야 할까 그런 생각도 듭니다.
헤어진 전남친이든 누구한테든 연락을 해서 이 아이를 찾아가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할지…?
혹은 그냥 이렇게 속시원히 풀고 싶다는 것도 그저 내 욕심인건지.
싫다는 사람한테 굳이 이유를 알아야 할까 싶기도 하구요.
남녀관계도 아닌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네요.
구체적인 정황이 없어 딱히 저한테 해주실 말들도 없으실 것 같지만....
은근히 이게 상처가 되어 가끔 눈물도 납니다.
겉으로는 00년. 이렇게 욕도 하고 그러긴 하지만요.
남들도 이런 경험 흔하게 있으신건지. 궁금합니다.
무척 친했는데 말입니다. -_-;; 하루아침에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