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번에 11일차에 손털고 나왔다가 담날 500만원 넣고 우여곡절끝에 -90%의 손실률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2. 첨에 뉴스보고 호기심에 시작했다가 오르니 신기하고 돌아가는 판이 꼭 투전판과 비슷해서 재밌었네요.
3. 모 시사프로그램에서 한 가상화폐 채굴 다단계 사기 피해자가 인터뷰 끝에 남긴 한마디
"가상화폐 투사하시려면 코인에 대해 공부하시고 하세요. 적어도 이더리움이 뭔지, 비트코인이 뭔지 알아보시고 시작하세요"
주위에서도 블록체인이니 뭐니 하는 책 사서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도대체 그런 공부는 뭐하러 하는지. 그냥 얼핏봐도 투전판이구만 하는 생각만 들더군요.
(결과론적으로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4. -90%까지 오는데까지 딱 3번 옮겼습니다. 슨트에서 박상기 장관 발언 그날 70프로 손절. 빼자마자 쭉 오르더군요.
그때는 스스로에게 어이가 없었지만 그냥 뒀어도 결국은 -80은 됐을겁니다. 그 후에 약간의 상승장에서 회복은 했지만 에이다에서 손해를 좀 보고 파워렛져에 물려 지금 50만원이 채 안남았네요.
이거 빼봐야 의미없다는 판단에 그냥 둘겁니다.
5. 언론에는 특히 보수언론에서는 코인 투자자들이 정부탓한다는데 사실 제가 느끼기에는 그리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가상화폐 커뮤니티를 쭉 보면 일부는 오로지 정부탓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극히 일부구요, 그냥 떨어지니까 어떻게 대응할지 전체적인 장 이야기가 대부분이지 요며칠 폭락장에도 예상외로 분위는 차분하네요. 지금이라도 손절해라 vs 버텨라 간의 의견 다툼은 있지만 정부탓을 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제가 느끼기는 그렇습니다. 어디에나 **는 있다는 8:2의 벅칙은 거기서도 유효한 것 같습니다.
네이버에 보면 언론이 투자자들이 정부탓을 한다는 기사에는 왜 정부탓을 하냐며 코인하는 사람들을 코인충이니 한강으로 가라느니 온갖 비아냥이 난무합니다.
6. 사실 제가 보기에는 이 폭락이 그냥 뒀어도 자연스레 올 폭락이었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12월 말부터는 이미 원화입금이 안되는 거래소도 많았고 신규가입이 안되는 곳도 많았으니까요. 일부 거래소는 잦은 서버 다운으로 온갖 불신의 온상이었고 타 거래소는 신규가입도 안돼, 입금도 안돼.
오히려 어느정도의 규제와 보호가 있어왔다면 하는 생각은 했거든요.
7. 솔직히 첨부터 돈놓고 돈먹기라고 생각하고 들어왔습니다.몇가지 안되는 코인들이 등락폭만 다르게 돌아가면서 오르고 내리고 있었고 그냥 내가 들어간 코인이 오르면 버는거고 내리면 잃는거고요. 사람들 얘기 들어보니 차트와는 크게 상관이 없다, 오르는데 이유없고 내리는데 이유없다는 얘기가 많았죠.
그냥 잘 찍어서 묻어가면 버는거고 아님 잃는거고 아님 적게 벌거나 적게 잃거나.
다른 투전판과는 다른게 있다면 올 오어 너띵게임은 아니라는 것
8. 코인판 접하면서 느낀 감정들이 솔직히 포커판이나 고스톱판에서 느끼던 감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주구장창 이것은 투자도 투기도 아니요 그냥 도박판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도박은 어감이 안좋으니 투기하는걸로 인정하고 누가 뭐라고하면 그래 나 코인 투기한다고 깔끔하게 인정하니 온갖 비야냥에도 그냥 무덤덤해지더군요.
9. 사실 500만원이라는 원금 회복은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대출이나 마통처럼 남의 돈이 아닌게 다행이네요.
반토막나기 시작하면서는 별 생각이 없네요,
10. 500으로 약 두달 동안 나름 재밌었네요. 처음에 10만원으로 시작할때는 몇백원씩 왔다갔다 하던게 500이 되니 몇 만원이 순간 왔다갔다하고 앱을 켰을 때 빨간색이면 짜릿하고ㅎㅎ
낚시 할 때 입질와서 챔질했을 때 줄이 팽팽해지면서 손끝에 느껴지는 그 짜릿 함, 포커칠때 히든에서 메이드되는 그 짜릿함과 비슷하더군요. 손맛도 고기가 클 때 배가되고 메이드의 짜릿함도 판돈이 클 때 더욱 배가되지요.
11. 500이라는 돈이 작지도 않은 돈이지만 없다고 죽는돈도 아니지만 아깝긴 하네요. 담배를 끊은지 5년이 넘었으니 그 동안 아낀 담뱃값이라 여기고 그만큼의 교훈이라기 보다는 그동안 잘 놀았다는 마음으로 여길랍니다.
코인판의 폭락은 정부탓은 아니지만 정부덕에 추가 피해를 막은 것도 아니라는 생각은 변함 없습니다.
이미 신규가입과 입금은 막혀있었고 해외시장의 연동등 많은 변수가 있었다 생각합니다.
다른 분들은 어떠실지 모르겠지만 저처럼 이런 생각을 가지고 코인판에 있었다는 사람들도 제법 있었다는 것만 말씀드리고 갑니다. 금액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제 주위에는 대부분 저처럼 그렇더라구요.
가벼운 소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