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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dit] 수호악마
게시물ID : panic_978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기분♡전환
추천 : 29
조회수 : 489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8/02/02 03:16:31
*출처포함펌은 언제나 괜찮습니당.
*묵혀뒀던 글 하나 파내서 올려봅니다. 오래된 글이라 중복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행복하세요.
 
 
 
 
[reddit] 수호악마
 
아냐, 제대로 읽은 거 맞아.
우리가 하얀 날개를 달고 다니는 애들이랑은 다르긴 하지.
그래도 게네들처럼 사명감은 있다고.
사명감이라고 하는 것이 노선이 다를 뿐.
허구한 날 똑같은 일을 하는데 무슨 의미가 있겠냐만, 어쨌 우리도 존재 이유가 있지 않겠어?

수호천사가 하는 일은 너희들이 생각하는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곁에서 돌봐주고, 차에 치이지 않게 발을 슬쩍 걸어준다거나 등등.
운명의 끈을 마구 헝클어서 여기저기 걸어두기도 해.
근데 코앞에 있는 미래는 쉽게 알아도, 먼 미래는 잘 못 봐.
 
길을 가는데 건물에서 에어컨 실외기가 바로 옆을 스쳐 떨어지면 누군가 말하겠지.
 
"널 지켜주는 수호천사가 있나 봐!"
 
야, 그 수호천사라는 연놈들은 네가 여자친구랑 헤어져서 속이 쓰리든 말든 신경도 안 써.
 
"인간은 배워야 하는 존재인 걸, 다음에는 더욱 성숙한 사랑을 할 수 있을 거야."
 
이러면서 이빨이나 털고 앉았지.
고상하게 동그라미나 쓰고서 네가 만신창이가 되거나 말거나야.
성숙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이제 우리가 등장할 때야.
악마가 '돕는다'라는 개념은 조금 다르거든.
 
우리는 인간을 고문해.
영원히 그럴 거야.
그리고 정말 잘하지.
우리는 영리하고, 참을성도 있어.
또, 인과응보라는 개념을 참 좋아해.
 
너 몰래 바람 핀 년?
짠, 성병입니다.
코찔찔이 사촌 동생이 네 거시기를 찼어?
어쩌나, 손에 있던 아이스크림이 떨어졌네.
 
이런 사소한 것도 재미있지만 정말 좋아하는 건 따로 있어, 기다리기.
 
너한테만 유달리 점수를 짜게 주던 선생님?
혹시 최근에 있었던 교내 총기 난사 사건에서 유일한 사망자가 누구였는지 알아봐봐.
 
매일 너한테 삥 뜯던 일진?
요새 하루에 담배 두 갑씩 피우면서 겨우 먹고 살아.
 
네 몸을 더듬으면서 신이 침묵하라 했다던 그 목사?
걔, 내가 지하실에 데리고 살면서 화요일마다 용암 먹이잖아.
 
뿌린 대로 거두는 법이라며.
우리가 거두기 담당이야.
악마가 나쁘다는 생각이 든다면, 기억해.
업보를 나눠주는 존재는 우리라는 걸.
 
전 여친이 잘생긴 남자랑 만나나 했는데, 한번 따먹히고 차였다며.
너의 그 미소, 우리가 걸어준 거야..
회사 공금 빼돌려서 룸살롱 갔던 너네 상사, 우리가 잘리게 한 거야.
 
누가 승진을 했다고?
와, 나 진짜 놀랐다.
 
고맙기는.
 
 
출처 I'm a Guardian Demon
https://redd.it/6le4qp by Zchx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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