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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빠현상에 대한 철학적 대안
게시물ID : phil_162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omageist
추천 : 1
조회수 : 670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8/01/22 05:11:48
사자와 개가 함께 길을 가고 있었다. 그때 사냥꾼이 숲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사자를 향해 활을 쏘았다. 사자는 재빨리 몸을 숨기고 활이 날라오는 방향을 살펴보았다. 곧 두 번째 화살이 날아왔다. 그 방향을 보고 있던 사자는 사냥꾼이 숨어있는 방향으로 달려가 그를 물어 죽였다. 그러자 더 이상 화살이 날아오지 않았다. 
사냥꾼이 죽자 사자와 개는 다시 길을 떠났다. 한참을 걸어 마을 근처에 이르렀는데, 갑자기 돌멩이가 날아와 개의 이마를 맞혔다. 사자가 가만히 돌아보니 바위 뒤에 숨은 아이들이 개를 향해 돌멩이를 던지고 있었다. 
개는 날아오는 돌멩이를 향해 컹컹 짖으며 달려 나갔다. “이 놈의 돌멩이! 가만두지 않겠다. 어리석은 개는 돌멩이를 향해 몸을 움직였다. 아이들이 돌팔매질을 할 때마다 개는 돌멩이를 공격하기 위해 사방으로 날뛰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사자는 웃음을 터트리며 개에게 말했다. 

이보게! 돌멩이에 맞지 않으려면 돌멩이를 던진 사람을 쫓아야지, 무엇 때문에 돌멩이를 쫓아다니는가? 

1.선비들의 이상은 안빈낙도(도를 얻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빈곤과 어려움 속에서도 지조를 지키는 것)를 받아들였고, 국가가 부르면 공자와 주자의 사람이 되고, 물러나면 노장철학의 세계관에 자리하는 것이 유가와 노장의 두 줄기의 흐름이었습니다.  공자의 논어 편에 보면 <아침에 도를 듣고 깨우쳤다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처럼 도와 하나됨이 유학을 하는 선비들의 이상이었고, 그 힘을 바탕으로 민본, 왕도정치의 이상이 내재되어 있었습니다. 

ㄱ.개천에서 용 났다. 입신양명. 장원급제. 어사출두 라는 우리가 익히 아는 유교적 개념들은 선비들의 타락과 관계 있습니다. <우리 가문은 대대로 정승을 배출한 훌륭한 가문이다.> 도 마찬가지로 유교에서 도가 땅에 떨어지니 도에 그들의 관심이 멀어지고 권력, 돈, 색에 빠져 버리는 현상이 도래합니다. 
ㄴ.도가 땅에 떨어지면 다시 개혁이 일어나서 도에 다가가고 또 도에서 멀어지면 개혁이 일어나야 하는 이치입니다. 예를 들어 조선조 조광조가 다시 성리학의 이념을 세우려다가 권력을 장악했던 훈구파들에게 죽임을 당합니다. 이처럼 도를 중심으로 타락과 정상화를 둘러싸고 일어났던 역사이며 논쟁입니다. 
ㄷ.조선시대에는 아직 좌우파 분열/ 보수 진보 논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국왕과 왕권을 중심으로 유학자들의 세력다툼, 도학이 무시되고 권력과 돈이 우선시되는 현실이 얽혀져 있는 형국입니다. 조선시대에 보수/진보가 자리잡지 않는 이유는 첫째 왕권이 살아있었고, 왕권과 유학자들의 싸움에는 권력, 재산의 문제가 한편에 서고 한편에는 도학이 제어하는 옳고 그름 관계가 존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ㄹ.유교의 도학은 수신이 중요합니다. 수기치인, 수신제가치국평천하도 먼저 자신을 닦고 도에 가까워진 그 힘으로 세상을 교화시키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플라톤의 철인정치의 동양적 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조선의 도학이 성공하지 못한 원인은 수신 없이 세상에 나가 정치를 한 것입니다. 학문이란 자신을 닦는 것이 근본인데, 그 유학의 정신을 얻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내면화하지 못하고, 암기하는 데에만 머물렀기 때문입니다. 

2.기독사상의 2가지 큰 핵심은 예수구원과 자기부인입니다.  예수구원이란 소위 예수 믿고 구원받는다 라는 단순함인데, 이것은 삼사라의 세계, 인과관계 속에 잡혀있는 인간들이 진정으로 예수님에 의지하면 인과관계 속에서 풀려나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고통과 고난의 세상에서 예수님에 의지하면 그 고리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어찌 보면 예수파에 소속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상은 흉학한 조폭이 장악하여 그의 손아귀에 장악되어 있는데, 예수파에 가입하면 흉악한 조폭도 건드릴 수 없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입니다. 

자기부인이란 사실 이게 핵심입니다. 사실 도에 관한 모든 언술의 알파와 오메가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비밀을 알면 기독교를 이해할 뿐 아니라, 종교가 무엇인가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기부정. 다시 말해 <오직 내 안에, 오직 내 속에 그리스도만 사네.> 내 속에 있는 나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을 부정하고 버리고 버려서 정금만 남게 될 때 그 때 자기부인의 의미를 알게 됩니다.. 이 것이 예수를 따르는 제자도, 거듭남의 이야기입니다. 

ㄱ.교회가 현재 처해있는 문제점은 자기부인이 전혀 안 되는 데 있습니다. 십자가의 도는 다른 편으로 표현하면 낮아짐의 도입니다. 세상을 향한 예수님의 마음에 다다를 때까지 자신을 비워 “내가 주안에 주가 내 안에 산다”는 그 경지로 다가가야 하는데, 자신은 그대로 살아있어서 재물과 권력과 색에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 빠져버리기 때문입니다. 이게 바로 교회의 위기의 근원입니다. 자신을 비우지 못하는 것. 
ㄴ.여기에서 교회는 좌파와 우파로 타락하게 됩니다. 교회가 악한 권력과 손을 잡고 그들의 바람막이 역할을 할 때, 가진 재물과 거대교회의 권력에 취할 때 교회는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이게 우파라고 말할 수 있는 흐름입니다. 우리는 민중신학, 해방신학을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예수구원과 자기부인이 사라지고 지배관계를 깨고 경제적 평등의 문제로 교회가 방향을 돌릴 때 빠지는 또 하나의 타락입니다. 성서의 복음이 경제적 가난으로 포커스가 맞춰질 때 복음은 변질됩니다. 가난하고 병든 자를 위해 오신 예수님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것이 기독교의 좌파입니다. 

1.바람직한 패턴 
여기에서 도학이 살아있다면 패턴은 이렇게 나타나야 합니다. 유학으로 치면, 혼탁한 세상에 도학이념에 내면화된 선비들이 개혁을 들고 나와서 도학에 가까이 맞추어야 되고, 기독교는 회개운동과 자기부인 운동을 통해 자신들의 허물을 버리고 주님의 마음에 이를 때까지 자신을 비워내는 노력이 계속되어야 합니다. 여기에는 좌파와 우파가 개입되는 것이 아닌, 도에 합하느냐? 도에서 멀어지느냐? 가 문제시됩니다. 

2.현재의 패턴 

ㄱ.헤겔의 주저 정신현상학과 역사철학을 보면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이 잘 나타나있습니다. 도가 사라질 때 나타나는 현상을 아주 잘 기술하고 있습니다. 정신현상학에서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이라는 항목에서 세상을 주인과 노예로 2가지로 분류합니다. 노동을 중심으로 부리는 자와 부림을 받는 자, 상호인정투쟁으로 인간의 욕망이 나아가는 방향을 설명합니다. 여기에서는 도가 있을 자리는 없습니다. 권력과 돈에 미쳐서 누가 차지하느냐 하는 상황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ㄴ.니체는 주인도덕과 노예도덕을 구분하며 기독교적 가르침을 노예도덕으로 규정합니다. 노예도덕은 이집트에서 모세의 지도로 빠져 나온 히브리 노예의 정신승리라는 것입니다. 강자와 주인들에 대한 약자들의 원한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을 우리에게 적용해보면 안빈낙도하는 선비들에게 청승떨고있네. 자기수신 좋아하네 라는 비아냥인 것입니다. 

ㄷ.사실 조선에서는 최소한 무엇이 올바른 것인가에 대한 이해는 존재했었습니다. 과거시험과 조선의 인재등용시스템은 유학의 근본정신들도 배울 수 있는 과정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현 대한민국의 공직시스템은 소위 국영수를 잘하면 되는 것이고 남보다 더 많이 공부했으니 그 보상을 받아야겠다는 방식으로 바뀝니다. 유학을 공부하여도 타락하는데, 지금은 공식적으로 타락해도 할 말이 없습니다. 억울하면 출세하라는데. 

ㄹ.도가 사라지면 이제 이권과 권력을 누가 차지하느냐의 문제로 전환됩니다. 이제 도가 퇴장했으니 좌파와 우파, 보수와 진보의 가면을 쓴 헤겔이 말한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젊은이들은 기성세대를 적으로 규정하고, 또 그 젊은이들이 기성세대가 되면 그 아래의 젊은이들이 그들에게 내려오라고 손짓할 것입니다. 이것이 도가 사라진 우리세대, 금권과 권력과 음란에 빠진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결론 
좌파/우파 논쟁은 날아오는 돌멩이를 향해 짖고 있는 우리의 모습입니다. 내가 503에 서있든, 문재인에 서있든 우리는 패배자의 자리에 서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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