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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배우예요..
게시물ID : gomin_14210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끽도
추천 : 13
조회수 : 879회
댓글수 : 57개
등록시간 : 2015/05/02 02:34:31
'난 배우예요'

이 대사 되게 좋아하는데..ㅎ
안톤 체홉의 희곡 갈매기에서 여주인공 니나가 
옛사랑 뜨레플레프에게 지친 몸으로 찾아와  
하는 대사죠..  

저도 배우랍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니나만큼 지쳐있는 배우죠.  
연극영화과 졸업했구요, 학교다닐땐 학교에서 
워크샵 연극도 열심히하고 학생회장 할만큼 
학교생활도 열심히 했어요~ 

사실 데뷔는 '번지점프를 하다' 로 했는데 
그 뒤로는 사실 대표작?이 별로 없네요..ㅎ
학교생활 열심히 하느라 ㅎㅎ  
그나마 얼굴 알아볼 수 있는거? 
음.. 글쎄요 ㅋㅋ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영화 코리아? 

예전부터 배우는 사람들이 알아봐야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보면 전 아직 사실 배우가 아닌거죠 ㅋㅋ

졸업하면 잘 풀릴 줄 알았어요~ 막연하게..ㅎ 
그런데, 여전히 단역출연에.. 
나이는 점점 먹어가서 어느덧 30대 중반 ㅠ
솔직히, 지치네요.. 무엇보다도 힘든건 
자존감이 점점 무너지고 있는거예요..  

단역연기자들은 무엇보다 그게 힘들거예요 
현장에서 단역연기자들은  정말 맘고생 심해요
현장의 특성상 (이해합니다 당연히) 
언제나 뒷전이고 없어도 되는 취급을 당하다가
조금만 엇나가면 스탭들 분풀이 대상이 되죠 ㅠ 

그 생활이 오래되다 보니.. 진짜 이제는 
더이상 배우를 못하는건가?  막 이런 생각이 들어요 
다행이랄까 엄청 긍정적인 마인드라..
지금까지 버텨왔는데.. 
같이 학교다니던 후배들은 탑스타가 되고, 
다들 자리잡고 잘나가고 ㅋㅋ  
저는 여전히 제자리인것만 같고.. 
괴리감이 생각했던 것 보다 엄청나네요 ㅎㅎㅎ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ㅠ  
솔직히 이제는 언제 그만둬야 하나.. 
무심결에 생각하게 되요.. 

포기하면 안되겠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일인데
제가 제일 열정을 갖고 할 수 있는 일인데..

포기하지 말고 그 길을 가야겠죠? 
그게 맞는 거겠죠?   

혼자 술한잔 마시고 새벽녘에 푸념해보네요. 
출처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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