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같이 봤어요. 제가 태어나기 1년전이었고 아직 아가씨였던 엄마는 서울 신림동에 살고 있었죠. 서울대가 근처여서 거의 매일같이 그 현장을 목격했다했어요. 소주병이 던져지고 매캐한 최루탄 연기도 마셔봤다하셨죠. 최루탄 연기는 진짜 매워서 한동안 힘들었다고 했어요.
저는 교과서로 지나가듯 알았어요. 수능을 보기위해 외워야하는 존재였죠. 자세한 내용은 뒤늦게 알았어요. 최루탄 연기는 한번도 마셔본 적 없어요.
연희를 보면서 감정이입이 많이 되었어요. 특히 수많은 인파 속에서 혼자 헤매는 장면은 관찰자와 경험자 그 사이 어딘가를 헤매는 것 같아 저와 동일시 되더라구요. 버스에 올라타 군중들을 바라볼 땐 촛불시위에 참여하지 않고 옥상에서 그들을 보던 제가 떠올랐어요. 제 표정이 그 사람들을 바라보던 연희의 얼굴이었을겁니다.
이런 근대 시대극을 볼때마다 묘합니다. 나는 그 시절을 겪지 않았고 철저한 관찰자의 입장인데 마음이 너무 아파 지나갈 수가 없어요.
박종철 아버지가 왜 못 가니... 할 땐 울음보가 터졌어요. 불교에서 방생을 할 때 이승에 한이 많으면 가지 않고 머무르거나, 다시 돌아온다해요. 그렇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