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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했던 1월 1일날의 이야기
게시물ID : animal_1926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니리
추천 : 7
조회수 : 41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1/02 11: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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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1일 집에서 와이프와 가볍게 한잔하고 느즈막하게 일어난 1월 1일

느즈막하게 개님과 산책을 다녀온뒤 개님은 하루종일 뻗어 잠만 잤다
(궁둥이는 내 의자쪽으로 해놓은 채)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먹고 잠만 자는 개님이 왠지 기운없고 안쓰러워 보여서 

엊그제 삶아서 고기만 발라낸 닭고기를 사료에 섞어서 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개님은 그릇설거지까지 깨끗하게 하며 만족한 표정으로 거실을 거닐더니

이내 거북한 소리를 내며 화장실로 뛰어갔다.

맛있게 드신 닭고기살과 함께 먹었던 사료를 다 게워냈는데 그양이...어마어마 했다.

그렇다..하루종일 안먹은줄 알았더니 우리가 자고 있는사이에 열심히 드셨던 것이다 -_-...

작년에 위염전으로 인해 수술을 한뒤 예전보다 먹을수 있는 양이 줄어들은걸 아직 인지 하지 못하고

일정양이상 먹으면 게워내는 증상이 얼마전 부터 보였다. 

자율배식은 이제 안되겠구나..조금 배고프더라도 참아 알리야 ㅠ_ㅠ 이런저런 걱정을 하며 개님을 안정시킨뒤

맥주를 사와 와이프와 한캔씩 마시다가 얼마전에 선물로 들어온 홍시가 보였다.

"오빠 이거 소화에 좋은데 개한테도 좋을까?"

바로 검색해 보니 씨앗과 껍질은 빼고 안에 홍시만 많이만 먹이지 않으면 된다는 글들이 검색되었다.

와이프는 바로 홍시하나를 발라내서 손으로 퍼서 개님에게 먹는 모션을 취하며 주었는데,

개님이 고개를 돌리며 먹지 않는 것이었다.

"얘가 왜 안먹지...오빠가 먹여봐"

홍시를 건네받은 나는 가짜로 짭짭소리를 내며 먹는시늉을 한뒤 주었더니...

먹는것이었다. 낼름낼름 아주 맛있게

"아니 알리야 왜 내가 줄땐 안먹어! 내가 널 지금까지 키워왔는데!"

그렇다. 새끼때 입양해서 지금까지 길러온건 와이프고 난 와이프를 만난후부터 개님을 케어하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와이프가 부르면 쳐다도 안보고 내가 부르면 꼬리를 프로펠러처럼 돌리며 달려온다 -ㅅ-

그렇게 홍시 하나를 깔끔하게 비운 개님은 자신에게 칭얼대는 와이프를 힐끗 쳐다보고는 이내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니 내가 애기때부터 돌봐주고 아플때마다 꼭붙어다녔는데 이놈이..."

그날 밤 와이프의 하소연은 내가 지쳐 잠들기전까지 끝나지 않았다..


출처 우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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