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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마리
게시물ID : readers_307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샤플리얄
추천 : 1
조회수 : 20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1/02 02: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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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두루마리

 

너나 나나 시작이나 할 성싶던 게 엊그제 같아

이렇게 벌써 끝나버리는 건가 싶게도 우린 마주 잡은 손을 놓았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만지고

영원토록 순순히 풀려갈 거라 믿었는데

우리였는지

아니면 그런 것처럼 보인 서로였는지

제 쪽으로 잡아당기다 못해

닦아내 버렸어

사랑했는데

정말이었는데

내 눈물은 오직 네 뺨으로 닦아내었는데

함부로

그리고 한없이

내게 풀려왔었던

너를 속으로만 감고 또 감고

눈은 감고 또 감고

 

이런저런 것에 신경 쓸 겨를도 없던 우리였더라

이렇게 부드러운데 설마 베이기야 하겠나 싶어 서로를 잡아채기도 여러 번

한눈에 알아봤지 우리

서로에 이끌려

영혼처럼 순수한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는데

오직 너여야만

했는지 혹은 날 닮은 너였었는지

내 마음에 자리하기도 전에

뜯겨나갔어

슬퍼했는데

그리워했는데

내 원망 다 감싸고도 남을 너였는데

여전히

하지만 이대로

네게 이끌려가는

나를 말리고 또 말리고

마음은 달리고 또 달리고

 

드르륵 하며 빈 기둥만 돌아가는 소리

난데없는

그 소리를 듣고

속절없이

내 가슴을 뜯고

-----------------------------------

올 해도 이미 한 칸 뜯겨져 나갔습니다.

출처 http://preview.kyobobook.co.kr/preview.jsp?siteGb=DIKI&ejkGb=EBK&barcode=480150000068P&loginY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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