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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국민주권의 힘으로 두 번이나 정권을 바꾼 이 나라의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존경을 보냅니다.
이 영화는 진정 위대한 영화였어요.
감정에 절절하게 호소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극적인 장면으로 시청각적 주의를 모으지도 않습니다.
특별하게 이 사람이 주인공이다 싶은 캐릭터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 시대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시대의 주인공이었어요.
심지어는 악역조차 국가의 절대적인 권력 앞에서는 무력해지는 시민이었고.
변절과 배신의 기로에 선 갈등을 증폭시켜 보여주지도 않지만, 그 모든 아픔이 이 영화를 보고나온지 한참 지났어도 생경해지지 않네요.
스텝롤이 다 올라가고 스크린에 암막이 펼쳐지는 순간까지도 그렇게 많은 관객들이 일어서지 못하는 영화는 처음봤습니다.
나 역시 일어설 수 없었고.
어린 중2의 나이였지만 당시를 봤던 눈으로도 무서웠던 그 시대..
철 든 눈으로 보는 당시는 진심으로 삶같지 않은 그런 때였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 했습니다.
이 영화를 볼 때, 정치나 이념이 아니라 한 인간의 "삶"을 중심에 놓고 봐주시면 좋겠어요.
이 영화는 절대적 권력이 망가트리는 시민과 시민의 삶에 대한 회고록입니다.
다 끝나고 나올 때 근처 앉았던 처자 한명이 이리 말하더군요.
오빠, 저때가 진짜 헬.조선이었네.
올해 가장 완벽하고 위대한 영화로 꼽는데 전혀 주저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