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이 영화로써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 완벽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완전히 내맘을 찢어발겨버렸다. 우리 현대사를 소재로 하는 영화들이 최근에 많이 나왔고 이것도 그 연장선의 하나라고 생각했다. 추운날 따뜻한 옷을 입고 커피를 마시는 행복한 일상을 살아갈 수 있게 해준 어쩌면 비극의 돌로 쌓여진 아름다운 탑같은 우리 역사에 무임승차하고 있는 나라서. 그나마 이런 영화들로 그 희생들을 기억하고자하는 마음가짐으로. 상업영화가 언제 어떻게 울고 웃게 할지 어느정도 예상은 할수 있었고 했지만. 유재하 노래가 나오자마자 내 모든 이성의 끈이 놓였다. 이후로는 온전히 영화의 감성과 분위기를 따라간 것 같다. 아주 오랫동안 아름답고도 슬프게 기억될 소중한 영화가 하나 더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