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후' 라는 소재를 너무 가벼이 다뤘다.
사후는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다. 감독의 역량에 의해 철학적 사유를 요리조리 풀어낼 만한 충분히 흥미로운 소재다.
근데 흥행에만 신경쓰다본니 예상 관객들의 수준을 너무 낮추었고, "말을하네? 꿈이니까~" 같은 사족같은 족같은 대사가 넘쳐난다.
쉽게 읽히면서도 진지한 사유가 가능한 원작의 수준은 대체 어디로 갔는가? - 캐릭터 구축이 엉망이다. 영화 범죄도시와 비교해보면 선명하게 느껴질 것이다.
차사들 어느 하나 제대로 가공해낸 캐릭터가 없다. 너무 평면적이다.
또한 자홍을 반드시 환생시켜야하는 차사들의 절박함을 천년이 어쩌고 49명이 어쩌고 대사 몇마디로 처리하는건 뭔가? 그래서 무슨 감정이입이 되겠는가? 그리고 차사들은 왜 그리도 감성적인가? 울고 짜는 차사라. 하참내. 공중을 그렇게도 붕붕 잘 날아다니는 차사들이 케이블카에서 떨어지는 것은 뭔가? 그들에게 공포가 있는가? 떨어지면 아픔이라도 느끼는 존재들인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차사와 다른 모습의 차사를 보여주려 했다면 사연을 풍부하게 해서 개연성을 더욱 공고히 다졌어야 한다.
게다가 오달수와 임원희라는 배우를 그 따위로밖에 쓸 수 없다는 연출력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형량을 구형하는 검사들에게 코믹 이미지가 가당키나 한가? 특별출연 배우들도 어느 배우 하나 임팩트 있던가? 감독은 도대체 뭐하는 사람인가? - 극악의 사운드. 대사가 안들리는 건 둘째치고. 시종일관 음악을 깔아제끼는 짓은 뭔가? 이게 무슨 뮤비인지 공익광고인지 정신이 하나도 없다. 정말 뻥안까고 시작부터 끝까지 줄기차게 배경음악을 깔아제끼는데, 음악의 힘으로 분위기를 잡아 나가려는 감독의 파렴치한 연출에 치가 떨린다. 감독은 진짜 CG하나빼고는 뽑아낼게 없는 감독인가?
- 원귀 하나에 지옥이 아수라장이 되는 구성은 또 뭔가? 원귀가 그렇게도 희귀한 존재인가? 수백 수천이 죽어나가는 이 세상에서 그깟 원귀 하나때문에 지옥이 파토가 나는 건 너무 억지스런 구성 아닌가?
또한 엄마 벙어리 캐릭터는 너무 구식 아닌가? 꿈속에서 말문이 터지는,,,,아,,,,진짜,,,,,,토나올 지경의 구성이다.
또한 부대를 그렇게나 쑥대밭으로 만들어놓고 용오름 현상으로 정리하는 짓은 또 뭔가? 나는 부대가 그렇게 쑥대밭이 될때, 설마 다음 장면에선 용오름 뉴스로 퉁치려는 거 아닌가 하는 극악의 우려 속에 영화를 지켜봤는데, 아니다 다를까 그렇게 간단히 해결해버리는 감독의 무성의함에 토악질이 나와 참을 수가 없었다. 사후세계라는 환타지 이야기니까 대충 버무려 제끼면 된다고 생각한건가? 그런 현실감 없는 땜빵 구성으로 관객들이 얼마나 감정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 신파,,,,,진짜 이젠 말도 꺼내기도 싫다. 연말 가족단위 영화관객들을 노린 아주 더러운 치사한 수법. 퉷퉷퉷. 굳이 이따위로 신파를 집어 넣었어야 했나? 김동욱의 열연 덕분에 그나마 몇명씩 훌쩍거리긴 하더라만. 이렇게 엉성하게 아주 대놓고 신파를 집어넣는 감독의 배짱에 혀를 내두른다.
내가 이런 극도의 흥분 상태로 이 영화를 패대기치는 이유는,
얼마를 받아 처먹었는지 모르겠는 기자들의 국뽕 별점들과
곳곳에서 발견되는 댓글알바들의 조작질과
연말에 반드시 영화를 볼 수 밖에 없는 관객들의 호주머니를 이 따위 영화로 털어내려는 배급사들의 독과점 행패가
분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