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발표한 ‘국가 비축용 의약품 목록’이 제약계에서 논란을 빚고 있다.

국가예산으로 비축되고 있는 약제가 포함되지 않았음은 물론, 매년 복지부 예산사업으로 비축되는 백신들도 리스트에서 제외됐다는 것.

이에 식약처 측은 “리스트는 얼마든지 업데이트될 수 있다”고 해명했으나 제약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지난 6일 식약처는 국무회의를 통해 국가 필수 의약품의 범부처 통합 관리 체계를 구축,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필수의약품 안정공급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른 36품목의 국가비축용 의약품과 73품목의 공급중단 시 지원의약품 리스트를 공개한 것.

문제는 국가비축용 의약품이었다.

식약처에서 설명한 국가비축용 의약품의 정의는 국가비상상황이나 정책목적상 필수적으로 비축 공급해야 한다는 것인데, 실제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타미플루 특허가 만료됐기 때문에 제네릭들이 다수 허가됐음에도 불구하고 성분명이 아닌 품명으로 기재돼 있으며, 타미플루와 리렌자의 경우 국가 예산으로 비축되고 있으나 이번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

또한 매해 복지부의 예산사업으로 비축 중인 두창백신, 탄저백신 등도 리스트에서 제외됐으며, 지난해 추경예산에 반영돼 비축해 왔던 항생제 시프로플록사신정도 리스트에 없다.

더욱이 일각에서는 리스트에서 기초수액제가 제외된 것으로 미뤄보아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국가 비상상황 시 3개월 분이 일시에 확보돼야 하는데 단기간에 수액제를 생산해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제약계의 주장에 식약처 관계자는 “국가필수의약품 안정공급 협의회를 통해 정한 것이며, 리스트는 얼마든지 업데이트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제약계는 여전히 정부의 태도와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논의된 사항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서둘러 리스트를 확정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