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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게시물ID : soda_14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링가링
추천 : 16
조회수 : 5501회
댓글수 : 35개
등록시간 : 2015/09/17 17:22:38
어제 먹다 남은 치킨을 집사람이 먹어서 없어서 음슴체
 
모아놓은 돈과 은행에서 약간 대출을 받아 사진관을 

2008년에 냈음 

베이비 스튜디오 한채랑 디피샵(출력샵)한개 

베이비스튜디오는 촬영실장이 있었고 

실력이 모자란 나는 항상 디피샵에 짱박혀 있었음

디피샵은 난난난난나나 난난난난나~ 노래가 나오는

그 대형슈퍼에 있었음 가게세가 비쌌지만 

옆에 시청이 있어서 여권사진과 증명사진이 많아서

인건비 벌어들인다 생각해서 인수한 곳이었음

그런데 생각보다 나이있으신 어르신부터 학생 주부 

거기에 외국인까지 손님이 꽤 있었음 

(러시아 백누님과의 핑크빛 로맨스는 나중에 풀겠음)

평화롭던 가게에서 스르륵 자게를 하며 코를 후비고

있는데 손님이 옴 아기 엄마였음.

황급히 인중을 긁는척하며 인사를 했음 

아기엄마는 메모리 카드를 건내며 그안에 있는걸

다 뽑아달라 했음. 우리가게는 선불제였기 때문에  

메모리 카드를 확인하니 800여장의 사진이 들어있었음

나는 속으로 오늘 밥값은 벌었으니 저녁엔 고깃국을 

먹어도 괜찮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장당 250원인

사진값을 장당 200원에 해달라는 손님의 요구를 받아들

였음. 사진 800장이 나오는 시간은 꽤 걸림 

장을 보실거냐는 질문에 손님은 그렇다고 대답을 하기에

사진 장수가 많아서 시간이 꽤 걸릴테니 여유롭게

쇼핑을 해달라며 커피와 함께 미소를 건냈음. 

서비스로 잘나온 사진을 작은 액자에 끼워

드릴생각을 가지고 출력을 시작했음 사진 출력이 그냥

카드를 낑구면 윙치킹 되는게 아니고 

출력기와 연결된 피씨에서 일일히 밝기,채도,색조를 

보고 그걸 조정해서 뽑기에(그냥 뽑았다는 사진이 

조금 안좋게 나옴)모니터를 보며 내 손은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음. 한 30분 가량 조정을 하면 사진은 출력기에서

나오기 시작함. 보통 3초에 두장이 나오는데 20장  

단위로 렉에서 분류를 함. 그럼 나는 그앞에 서서 

나온 사진에 흠은 없는지(인화지 불량이 있을지도 모르니)

색은 맞게 나오고 있는지를 확인함. 중간에 인화약품이

부족한 경우도 있고 인화지도 부족한 경우가 생기기에

대량 인화가 들어오면 그앞에서 꼼짝하지 못함.

무튼 그렇게 한시간 반정도를 들여 사진을 다 뽑아놓음

작업을 끝내고 커피를 한잔 하고 있는데 그 손님이 옴.

사진을 꺼내 드리며 천천히 보시고 맘에 안드는 사진이

있으면 다시 뽑아드리겠다며 서비스로 줄 액자를 룰루

하며 고르고 있었음. 사진의 가장큰 맹점이 절대적인 

평가가 없다는 것인데 색감이 가장큰 요인이기는 함

하지만 우리가게 스튜디오 겸병중이고 스튜디오 사진을

여기서 다 뽑고 그것으로 액자 앨범 다 제작함 

색감 클레임 단 한번도 없었음. 간혹 아주 예민하고 

자신만의 색공간을 가지고 계신분들이 계신데 그런분

역시 없었음. 사진밥 오래 먹다보니 생기는 통밥으로 미리

손님이 모니터로 보시던 색이랑은 약간 다를수 있음을

매번 고지하기에 너무 심한경우(화이트밸런스가 아주 틀어

진경우)는 미리 이사진은 색이 좋지 못하게 나온다며 

친절하게 설명도 해드림. 나름 사진에 대한 개똥철학

을 가지고 가게를 운영하는 중이라. 품질에는 정말

자부심이 있었음. 무튼 색이 마음에 안든다기에 어떤 부분

이 마음에 안드시는지 색을 교정하여 다시 뽑아 샘플을

보여드릴테니 죄송스럽지만 지적해주십사 했음.

그렇게 말하니 사진이 흐릿하다고 함. 아이 살색이 

우리 아기 살색이 아닌것 같다고도 함.그렇게 그 손님의

지적은 점점 산으로 감..나는 이런손님의 경우 손에서 놔

버림 그게 내가 살길임 그래서 그렇다면 환불을

해드릴테니 다른출력소를 이용해 몇장을 뽑아보시고 

이사진은 버리지 않고 있을테니 그쪽에서도 

사진의 색이 비슷한경우 다시 오시라 함.

 손님이 귀찮게 제가 그렇게 까지 해야하냐며 

소리를 꽥 지름. 나님은 그때부터 달래기 모드 들어감

저는 손님의 시간을 아끼기 위해 그런말을 한거다

거기서 또 800장 뽑으시면 분명 시간역시 같게 들텐데

그건 손님의 시간이 낭비되는것이다라는 논리로

달랬고 환불역시 해드림. 그리고 그 손님은 갔음

두시간뒤쯤 그 손님이 다시옴. 나는 속으로 

내 친절함과 논리의 덫에 걸려들었구나 라는 생각으로

웃으며 다시 인사를 함.

그러자 그 손님은 사진을 다른곳에서도 뽑아 봤는데

그곳도 비슷하게 나왔긴했다고 함.

하지만 자기는 이사진을 가지고 싶지 않다고 말을함

차라리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주니 내가 고마웠음

그래서 알겠다고 말을하고 다시 찾아주실땐 더 

노력해보겠다고 서비스멘트를 날림.

그러지 그 손님은 그럼 자기 아이의 얼굴이 담긴 사진은

어찌되냐고 함. 내가 폐기를 한다고 하자 

자기 아이사진을 버리는건 자기가 맘이 안좋다고 말함

여기서 부터 뭔가 아? 이랬음. 

그래서 그점은 대단히 죄송하나 저희는 반품된 사진의

경우 폐기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함.

그랬더니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하더니 고객센터로 감

잠시뒤 고객센터 매니저와 함께옴. 

매니저가 무슨일이냐고 묻길래 자초지종을 설명함

매니저도 개 황당한 표정. 내 응대도 문제가 없었고

매우 사리에 맞는 논리적인 절차인데 이게 왜 문제인가 

라는 표정이었음. 매니저가 해선 안될말을 손님에게함

고객님께서 원하시는 해결책을 말씀해달라고 함.

그 손님 올게 왔다는 표정으로 그 사진은 달라고 함

버려도 자기가 버리겠다고 이야기를 함.

정리하자면 니가뽑은 그사진을 가지고 싶진 않지만

니가 버리는게 열받으니 나에게 공짜로 주면 내가 

니가 버리는 수고를 덜어주겠다. 이런거였음.

말도 안되는 대안제시에 나도 좀 화가남.

나는 매니저에게 완강하게 불가하다는 의사표명을 했음. 

이런경우는 나로써는 이해할수가 없다고 이야기했음

그랬더니 그럼 자기에게 1/4가격으로 팔라고 함.

마음에 안드는 사진을 왜 사가려고 하는지 그리고 그런

가격으론 판매를 할수 없으니 폐기하겠다고 다시 말함

그랬더니 더욱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해져서

그럼 자기가 보는 앞에서 사진을 폐기하라고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옆에 도장집에서 세절기를 빌려옴.

세절기가  작고 성능이 우수하지 못해서. 

한두시간가량을 폐기작업을 함. 

그날 다른 손님들 다 못받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기도 두시간이 지루했는지 핸드폰도 보고 전화도 하며

유부녀와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함..

쓰고보니 사이다 썰보다는 멘붕썰에 가깝긴 한데

마지막 사이다가 있기는 있었음.

세절이 거의 끝나갈 무렵. 매니저가 다시옴.

고객에게 고개숙여 인사하더니. 

보통 이런경우 고객의 무리한 요청은 거절할수 있고

때에따라선 업무방해로 고소가 가능하나 이번의 경우

입주점주님이 이해해 주셨기 때문에 이러한 처리를

해드렸다. 다음부터 본점포를 이용하실때 꼭 유념하시어

불미스러운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고개를들어

손님을 내려보며 말함.

그날 저녁에 고깃국은 매니저가 먹음.

오해할까봐 말씀드리는데 사진색이 이상해서 망한거

아님.. 고향선배가 먹튀해서 망한거임 ㅠ

쓰고보니 엄청길어서 죄송죄송함

세줄요약
1.미친손님이 사진뽑아달라함
2.사진맘에 안들어 환불해달라함
3.환불받고 뽑은사진 꽁짜로 달라함

 
출처 지금은 망해버린 내 첫 가게에 대한 아픈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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