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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를 속여먹은 점쟁이 이야기.txt
게시물ID : history_140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별짓을다하네
추천 : 20
조회수 : 1692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4/02/14 21:4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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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나라의 마지막 황제 숭정제.



청나라의 발흥과 혼란스럽던 나라사정 탓에 잇달아 일어난 농민반란에 시달리며 망쪼를 보이던 명나라의 마지막 황제인 숭정제. 


나라의 위기를 느낀 숭정제는 똥줄이 타는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점이라도 볼 생각에 어느 날 평민 복장을 하고 혼자서 백성들이 사는 거리로 나갑니다. 나라의 운명을 점쳐 볼 생각이었던거죠.


숭정제가 본 점은 문자점. 글자로 점을 치는 방법이었는데요, 이 문자점 점쟁이는 숭정제에게 앞에 놓여진 여러 글자들 중 아무거나 집어보라고 했습니다.


숭정제가 아무거나 집어 뒤집어보니 '有'. 있을 유자가 나왔고 이를 점쟁이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있을 유(有) 자 입니다."


 

점쟁이는 아무말도 않더니 숭정제를 유심히 보더니만 입을 열었습니다.



"대인께 묻겠습니다. 한 개인의 앞날에 대해 알고싶으신 것인지, 아니면 나라의 앞날을 물으시는 것인지 명확하게 말씀해주십시오."

 


느닷없는 질문이었지만 마치 이미 숭정제의 머릿속을 훤히 들여다본 듯한 점쟁이의 말에 숭정제는 속내를 숨기지 않기로 합니다.

 


"사실.. 나라의 앞날에 대해 알고싶소만.."



어떻게 알았는지 불명확했던 숭정제의 태도를 확인한 점쟁이는 그제서야 점괘 결과를 알려줍니다.


 

"자를 보면, 위에 있는 대()자에서 오른쪽으로 뻗은 부분이 없으며, 아래 있는 명()자에서 일()자가 빠져있습니다. 즉, 나라와 사직에 좋지 못하다는 얘기가 됩니다. 아마 나라의 영토 절반이 사라질 것입니다."

 

 

쇼킹한 점괘결과에 벙찐 숭정제를 뒤로하고 점쟁이는 볼일 다봤다는 듯 돌아서서 가려는 찰나, 숭정제는 황급히 점쟁이를 붙잡습니다. 차마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시 점을 보려했던 거죠.


그리고는 다시 글자하나를 집어들고 보여줬습니다.



"이번에는 '友(벗 우)' 자입니다."

 


벗 우자에서 새로운 결과를 기대했던 숭정제의 바램과는 달리 점쟁이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우()자는 말하자면 반()자에 머리가 삐죽 튀어나온 모양입니다. 즉, 이자성의 반란군이 황제의 머리를 요구하는 것이지요."

 

 

이 말에 더 충격먹은 숭정제는 창백해져 어떻게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희망이라도 보일 점을 잡으려고 다시 글자 하나를 집어들고 보여주었습니다.


 

"이번에는 유()자요."


 

그러나 점쟁이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습니다.


 

"대인께서는 불만스러우시겠으나, 대인께서 실망하실 것이기에 저는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아니 어그로는 다끌어놓고 입 싹닫아버린다는게 웬말입니까. 이제는 밀당을 시전하는 점쟁이의 어장속 한 물고기가 된 숭정제는 다급하게 점쟁이를 다그쳤습니다.

 

 

"난 아무래도 괜찮으니 어서 결과나 말해 보시오!"

 


그제서야 점쟁이는 나지막하게 결과를 말합니다.


 

"유() 자는 존(尊 : 존엄할 존) 자에서 머리와 다리를 잘라낸 모양입니다. 존()은 구오지존(九五之尊, 황제의 자리)의 존 자로써, 바로 황제를 가리킵니다. 황공한 말입니다만, 황제에게 흉한 일이 많고 길한 일은 적을 운으로써 감히 말씀드리기가 힘들군요."



황공하다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보아 점쟁이는 처음부터 숭정제의 정체를 알고 있었던 듯 합니다. 그리고 결국엔 이번 점괘도 그리 좋지못하다는 결과를 내놓고 말았죠.

 

 

이 말을 들은 숭정제의 얼굴은 백짓장처럼 하얗게 변했고 점쟁이에게 대가를 지불하고는 반쯤 얼빠진채로 비틀거리며 황궁으로 돌아갔습니다. 나라의 영토는 반절이 날아가고 자신은 머리와 다리가 분해되어 죽는다라.. 



적잖게 충격먹은 숭정제는 그러한 사태를 막기위해 차라리 자결하기로 맘먹고 이자성의 반란군이 북경을 함락하자 목을 매어죽고 맙니다.

 

 

 

 
















































그러나 숭정제가 미처 몰랐던 것이 있었습니다. 온갖 악괘를 늘어놓던 그 점쟁이는 다름 아닌 이자성의 유명한 모사꾼 우금성이었다라는 거죠. 숭정제가 점을 보러온 것을 알자 문자를 교묘히 해석해서 숭정제가 그 어떤 글자를 골라도 불리한 해석을 내놓아 황제의 얼을 빠지게 하여 나라를 되살리려는 노력을 사전에 꺾고 차단하여 마침내 자살하게 만들고 말았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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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야사인지라 이거 곧이 곧대로 믿으셔서 숭정제가 점쟁이한테 속아서 자살했다 카더라 이러시면 난감합니다. 망국의 군주였지만 쓰러져가는 나라를 되살리려고 발악했던 어찌 보면 안쓰러운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이 야사가 무슨이유로 만들어졌는지는 모르겠네요. 숭정제를 한낱 점괘나 믿는 멍청한 황제라고 까려고 만든건지.. 어쩐건지.. 아무튼 그냥 재미로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p.s 아 물론 명나라는 이자성에게 망하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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