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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최신 체험기(?)... 찝찝함 방지용
게시물ID : gomin_14037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mpyc
추천 : 13
조회수 : 938회
댓글수 : 97개
등록시간 : 2015/04/09 14:08:47
보이스피싱 내용과 당하면 그 순간순간 어떤 생각에서 넘어가게 되는지를 써보려합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당한건 아니고 낚시바늘을 목격한 입장에서 바늘 묘사를 좀 해보려합니다
그냥 몰랐어요ㅠㅠ보다 순간순간의 생각을 적어두면 보는 입장에서도 좀 더 경각심을 갖겠다 싶어서..
그리고 돌이켜보니 공공기관에 대한 불신이 많고 회의적이면 오히려 역으로 걸려드는 면이 있겠더군요
미리 말씀드리면 내가 떳떳해도 ㅅㅂ 억울하게 당할 수 있으니 혹시몰라 이런 생각에 통화가 좀 더 진행된면이 있어서요
일반화하거나 몰아가자는게 아닙니다. 하지만 솔직히 난 떳떳하니 괜찮아 나라에서 잘해줄거야
이런 생각 가진사람 별로 없잖아요 우리 또래에...... 그래서 더 디테일하게 써보려합니다


아마 오유하는 정도의 연령대와 정보습득수준이라면 당하는 분 거의 없을겁니다 끽해야 저 정도겠죠 
그래도. 혹시나. 만약에. 애시당초 찝찝함을 원천봉쇄하시라는 차원에서....
난 세상 좀 알고 피싱 수법도 아니까 낚일리 없어 그러니 지금 이 통화는 진짜일거야
사람 생각이 이딴식으로 흘러가더군요;; 이렇게 써놓고 보면 참 거지같은 논리흐름인데;;;
캐내겠다는 의협심같은것도 전혀 없었습니다 눈뜨고 코베이는게 이런거군요
이게 직접 당해보니 어어어? 하는 새에 위험한건 아니지만 어느정도의 정보는 말하고 있더군요
지금도 검찰청에 전화 확인해서 안심해도 된다는건 알고 있지만 찜찜........ ㅡㅡ


보이스피싱 당하는게 ㅄ이지
세상물정 모르는 노인들, 전업주부 어머니들은 당할 수도 있어
사회인이라면 그거 당하는게 더 이상한거 아님?
나는 절대 속지 않을거야

저도 이렇게 생각해왔고 똑부러진다 니가 사기를 치면 쳤지 당할리야 없다 (???????) 소리 듣고 살아서
전화 받으면 당장 끊고 잊고 말아야지 했는데 막상..휴.... 
이게 사람의 혹시 모르니.. 하는 부분을 캐치하고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당할리 없다고 자신만만하다보니 보이스피싱썰 같은거 보면 구체적인건 식상하고 지겨워서 안 읽고
그냥 사칭한다, 비밀번호 물어본다 이런정도만 보고 넘겼던터라...
지금 제가 쓰는 이 글 아니더라도 피싱썰 보시면 최소 한번쯤은 꼭 꼼꼼히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1. 모르는 번호에서 전화가 옵니다
사실 이 단계에서 보통 걸러지기 마련이지만 저처럼 취업준비생들은 모르는 번호여도 보통들 받으실겁니다
직장 다닐 때도 거래처나 문의전화 오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안받을수가 없더군요 학생때는 얄짤없이 안받고 말았지만..
070이나 이상한 국번이라면 안받겠지만 멀쩡한 번호로 옵니다
지방분들은 02로 시작하는 전화 올 리 없어서 안받는다는 분들도 많이 봤는데 지역번호 단 일반번호도 충분히 옵니다
제 이름을 얘기하며 김ㅇㅇ씨 휴대폰 맞습니까? 하면서 시작합니다

2. 검찰청을 이야기 합니다
이게 글로만 보면 이 단계에서 당연히 바로 빠빠이염 ㄲㅈㅂㅅㅇ를 시전할 수 있는데
뭐 하던 중에 바쁘게 받아서 예예하다 넘기고 하다보면 어느새 나는 통화중...
예전에는 수사관 묻거나 소속 물어보면 어버버하다가 끊는다는 얘기들을 주로 봤었는데
그런거 다 알겠죠 지들도 이젠 당황하지 않고 자기가 먼저 소속과 이름을 밝히며 통화를 시작합니다
통화 중에 재차삼차 물어봐도 일관된 관등성명을 대고 한 치의 흔들림이 없는 프로페셔널한 면모를 보여주죠
어눌한 조선족 말투? 잘 안좋은 통화상태? 옛말입니다
아주 또렷한 통화품질과 소위 말하는 학식있는 30대 남성의 냉철하고 사무적인 말투를 구사합니다.
역으로 물어보면 당황한다고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얘네가 떳떳하게 나와버리면 어라 진짠가? 하는걸 아는거죠

3. 사건에 조사자 신분으로 연락했다고 합니다
딱 정해놓고 피해자, 피의자라서 전화했다고 하지 않습니다. 저건 바로 거부감 일으키니까요
피해자나 용의자라면 바로 공문 갔을텐데 참고인 자격이라 전화수사 먼저 진행된다고 합니다
계좌랑 비밀번호 보안카드만 안알려주면 되겠지 혹시 진짜 조사일지 모르니 범죄자 검거에 될때까지 협조해야지
제가 바로 전화를 안 끊고 넘어갔던 지점이 이 부분인 것 같습니다
나한테 피해가 없는 선까지는 혹시모르니 도와주자라는 마음때문에요. 이ㅅㄲ들 내 정의감을 악용했어....

4. 자기들이 원하는 정보와 상관이 없는 얘기도 다 합니다
돈벌려고 참 착실하다 해야할지....예전에는 딴 얘기하면 그냥 저쪽에서 먼저 끊는다, 독촉한다 이러던데
경험해보니 거의 10분정도는 진짜 사건에 대한 얘기를 합니다 제 어떠한 신상도 묻지 않아요
3번과 연결해서 점점 의심은 사라지고 머릿속엔 계좌 비밀번호 보안카드만 아니면 되지 합니다

5. 처음엔 조사관이, 나중에 검사로 연결해줍니다
조사관이 간략한 사건 개요를 알려주는데 이 간략한게 5분정도입니다
그 과정에서 금감원 조사내용과 본인 진술이 불일치하면 나중에 불리하기때문에 솔직하게 하시라고 얘기합니다
조사관 단계에서는 거래은행 보유통장 거래금액(30만원이하 50만원이하 정도만 말하면 된다고 합니다)정도를 물어봅니다
피싱인가? 하는 의심의 불꽃이 다시 커지는 시점이지만 여전히 제 주요정보는 묻지 않은 상태입니다
저는 여기서 혹시 몰라서 얘기하기 꺼려진다 했으나 위에 말한 조사내용불일치 불이익을 얘기하며 재차 물어보고
뭣보다 자기네들이 피싱은 계좌랑 비밀번호 물어본다 은행명은 괜찮다 상관없다 합니다 ㅡㅡ
부탁도 협박도 없습니다. 정말 그냥 사무적으로 조사하는 말투입니다. 뒤에 사무실 분위기의 소리도 들리구요. 

6. 주요 내용입니다***
본인 명의로 개설된 대포통장을 통해 중고나라에서 고액의 물품거래사기가 이루어졌다
ㅁㅁ지역 출신 40대 남성 김ㅇㅇ을 아느냐 ㅇ월ㅇㅇ일 ㅁㅁ지점 xx은행에서 법인통장이 개설이 되어있다
그 사람을 중심으로 한 일당이 전국적으로 180-200여명의 명의를 도용해서 크게 사기를 쳤다
당신은 그 중 도용명의 한명이며 명의거래로 범죄에 협조한건지 피해자인지 아직 불분명하여 조사중인거다
평소에 중고나라를 이용하느냐 어느 쇼핑몰을 자주 쓰느냐 구매만 하는가 판매는 안하나
신분증을 잃어버린 적이 있느냐 

여기까지가 조사관이 얘기하는 내용입니다 
질문해두고 흐음.. 하면서 제 답변을 듣고 그렇군요 이런 리액션까지 보여줍니다
여자한테 호감가는 대꾸법 마냥 아주 그냥 정성돋고 섬세돋습니다 ㅡㅡ
저 같은 경우는 보이스피싱은 사람을 휙 압박해서 정신없게 만들고 치고빠진다로 인식하고 있었기에
이러한 부분에서 경계가 좀 느슨해진게 없잖아 있습니다. 

조사관이 검사한테 이관해준다고 합니다.
(모든 단계에서 동의하십니까?를 계속 물어봅니다. 조사중이니까.... 절차상 하자가 없어보이죠)
한동안 연결음이 쭉 지속되다가 다른 사람이 받습니다 (아마 이 시간동안 제 거래은행을 샅샅이 뒤져보고 있지 싶습니다 젠장,,)
좀 더 묵직하고 신뢰감있는 목소리의 사람이 받습니다. 
제가 속은걸 합리화하거나 그때 분위기에 눌려 착각한게 아니라 지금 냉정히 다시 생각해봐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어디까지 들으셨는지를 본인이 진술해보시라 합니다
수사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셔야하기에 그렇다고 말하면서요. 
솔직히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그럴싸하게 하려고 하는게 대단한 수준이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을 브리핑해주고 나면 아.. 간략하게 들으셨군요 제가 추가 설명 해드리겠습니다 하면서
김ㅇㅇ은 xx은행 부장인데 본인의 지위와 능력을 이용해서 금융권 관계자 몇명과 함께 고객정보를 빼돌려 범죄를 저질렀다
이런식의 추가정보를 설명합니다. 자기가 상위담당자이며 시나리오의 탄탄함을 다지는 단계겠지요.
이쯤되면 여전히 의심은 남아있지만 어머ㅅㅂ 진짠가 정도로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7. 기승전병
사건번호를 불러줍니다. 저에게만 할당된 고유번호라고 하면서요
그리고 막바지 작업이죠. 홈페이지를 불러줍니다. 사건번호를 치고 사건 내용을 확인하라고합니다. 
정신이 버쩍듭니다. 아 이젠 알겠습니다. 조용히 창을 두개 띄우고 포털검색을 먼저 진행합니다.
저는 홈페이지 주소가 개떡이라는 것과 이 사건번호를 검색했더니 블로그 글이 떠서 피싱을 더욱 확신했습니다.
(고유번호라면서 똑같은 번호가 뜨네 엉?) 제가 이 글을 쓰는 계기이기도 하구요..
솔직히 검색해서 우수수 떴으면 더 확실히 아닌걸 알았을테지만 정말 딸랑 하나 있었습니다
아마 그 글 못봤으면 어버 ㅅㅂㅂ진짠가 했을겁니다.............감사합니다 그 블로거분...
spo.go.kr 공식 검찰청 홈페이지구요 spo-xxx.com 이런식의 주소를 불러주면서
조사1팀 내부홈페이지 바로 연결되는 링크라고 알려줍니다 주소가 포털검색 공식주소와 달라도 의심마라라는거죠
내 사건 조회였나 그런 탭을 누르라는대로 누르면 회원로그인 비회원로그인이 뜹니다
그리고 이때 이전에 검경 조사 받은 적이 있는지 물어봅니다 그럼 아마 회원 로그인 시킬텐데 그건 어찌되는지 모르겠고
비회원 로그인은 이름과 민번을 치도록 되어있습니다.
저는 이 단계에서 요즘 피싱이 횡행하는데 아무리 모두가 아는 내 정보라지만 알려줄 수 없다 
내가 검찰에 직접 전화하겠다 공문보내라 더 이상 단계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 검사라는 작자가 네네 뭐 그렇게 하세요 근데 그러면 출두해서 조사받아야하고
지금 이 시점부터 거래계좌 다 동결걸려서 금융거래 불가능하고 조사하면 오전 몇시간 오후 몇시간 바쁘고
지금 조사를 꺼려한 혐의가 불리하게 작용돼서 나중에 불이익이 있을거다 합니다.
제가 그래 그러겠다 난 떳떳하다 직접 나가서 조사받겠다 했더니 
ㅁㅁㅁ씨 저희가 지금 주민등록번호 몰라서 이러는거겠습니까? 합니다
만약 이때 협박이 먹혔다면 헉해서 깨갱 했을테지만 오히려 내 개인정보 다 팔린지가 언젠데 뭐래ㅋㅋ가 돼서
예 알아도 상관없으니 공문 보내세요 그리고 이런 강압식으로 조사 진행하는 것도 제가 다 말할테니
지금 이 통화가 저한테 불리하다면 검사님한테도 불리하겠죠 식으로 나갔습니다
통화 10,15분정도 진행되는 동안 한번도 당황한적 없던 사람들이라도 이젠 당황했나봅니다
어조가 강압적이고 협박조로 변합니다 ㅋㅋ.........
암것도 모르면 더 쫄겠지만 피싱에 대해서 알고 있고 내가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으면 되려 피싱을 확신하게 됩니다
저 쪽에서 전화 끊고 도망갑니다. 

8. 마무리 및 찝찝함
혹시혹시몰라서 검찰청 민원센터로 전화를 겁니다. 
당황도 안합니다 민원받는 여자분 친절하고 침착하게 전화 걸려온 번호 물어봅니다.
그 번호 검찰청에서 안쓴다고 알려주고 은행명만 알려준건 괜찮다고 안심시켜줍니다.
제가 그래도 찝찝한건 그래도 어쨌거나 은행을 알려줬다는 것과 검사라는 놈이 마지막에 끊기 전에
아 어떤부분에서 이 수사방식에 불쾌를 느끼셨냐며 피드백을 얻어가려 했다는 점입니다 ㅡㅡ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이만 약속 나가는 길에 은행 들려서 혹시 모르니 한번 더 체크해봐야겠습니다
다들 방심마시고 재차삼차 주의하세요 사기꾼은 괜히 그걸로 먹고사는게 아닙니다
제 불찰이 있지만 댓글로 그걸 책받고 싶지는 않은게 솔직한 마음입니다.
으휴답답아 하는 마음은 속으로만 간직하시고 옆에 분이랑 저를 비웃으셔도 할 수 없습니다만
제가 볼 수 있는 공간에 그걸 표출하지는 말아주세요 저도 속상합니다..


다들 주의하셔서 일말의 찜찜함도 남기지 않으시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날씨도 봄답잖게 스산한데 건강들 주의하시고 피싱도 주의하시고....
울분터지는 일 없으시길 바라며 이만 가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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