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10살 아들놈한테 생일선물 주면서 생각난 옛날 이야기...
게시물ID : wedlock_140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른손잡이
추천 : 7
조회수 : 155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1/05/12 01:48:33

오늘로 10살이 되는 아들놈한테 생일선물로 가성비 좋다고 소문난 미밴드를 사줬는데

시계를 선물주다 보니 문득 내가 저만한 나이 때 겪었던 일이 생각이 났다.

 

때는 초딩도 아닌 국딩 시절이었는데, 아빠가 일본 출장을 다녀오시며 카시오 전자시계를 사다주셨다.

지금 보면야 진짜 별것도 아닌 만원도 안하는(알람도 없고 불도 안켜지는 완전 기본) 시계였지만

그 당시엔 손목시계도, 전자시계도, 시계차는 국딩도 드물던 시절이라 나는 완전 신났었고

당연히 다음날 학교가서 친구들에게 자랑하려고 차고 나갔었다.

 

그런데 웬걸, 내가 시계를 차고 있는 것을 본 담임은 하교때 돌려주겠다며 시계를 압수해 버렸다.

담임이 그걸 압수해 가는 이유를 뭐라고 했었는지는 기억도 안나지만... 

무슨, 학교에 시계 차고 오면 안된다는 교칙이 있을리는 없을테고,

그당시 시계가 요즘같이 별거별거 다 돼서 수업시간에 시계에 정신팔릴 이유도 없었고,

굳이 봐주자면 아마 내가 가지고 있다가 분실해서 문제를 일으킬까봐? 뭐 이런거였을지도...

 

하여간 나는 달라는대로 줄수밖에 없었고, 수업이 끝나면 돌려줄줄 알았던 담임은 내 시계를 돌려주지 않았다.

나는 내가 뭔가를 잘못했다는 생각에, 왜 돌려주지 않는지 물어볼 생각도 못하고 집에 돌아가 끙끙 앓았고

다음날 아침 등교해서야 담임에게 내 시계를 돌려달라고 할수 있었다.

 

그러나 담임의 대답은...

왜 어제 수업 끝나고 받으러 오지 않았냐? 수업 끝나고 받으러 올줄 알고 시계를 교탁 위에 뒀는데,

시계가 없어졌길래 나는 니가 가져간줄 알았다. 라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씨도 안먹히는, 눈에 뻔히 보이는 구라지만, 그 당시 국딩이 뭘 알았겠는가...

 

그렇게 나는 내 인생 첫 손목시계를 어른에게 강탈당했고, 

시계가 없다는 것을 눈치챈 부모님이 물어보시자

선물받은 시계를 하루만에 잃어버려 혼날것이 무서워서 어쩔줄 모르다

결국 어떤 경위로 그것이 더이상 나에게 없는지 말씀을 드렸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내 예상과 달리 부모님은 시계를 잃어버린 나를 조금도 혼내지 않으셨다는 것이다.

하긴 뭐 그때는 촌지를 주고 받는걸 딱히 죄스러워 하지 않던 그런 시절이기도 했으니

그냥 담임한테 시계 하나 선물한 셈 치자고 생각하신 것이었을지도...

 

요즘 같으면 귀한 내새끼 시계를 담임이 뺏아갔다고 하면 부모들이 가만히 있지 않기도 하겠고,

요즘 애들은 나때처럼 어리버리 하지 않으니 애시당초 뺏기지 않던가, 당일 제대로 받아왔겠지...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