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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연봉을 반납해 직원들의 월급을 준 CEO는 과연 통수를 맞았는가?
게시물ID : economy_140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킹스멜
추천 : 14
조회수 : 3419회
댓글수 : 97개
등록시간 : 2015/08/03 19:27:26
 
지난 4월 15일 재미있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시애틀에 있는 어느 기업의 CEO가 거의 10억에 가까운 자신의 연봉을 깎아서 직원의 최저연봉을 올려준 CEO에 대한 기사였습니다. (아래)
 
 

자신의 연봉을 깎아서 직원 최저 연봉을 올려준 CEO

DAN PRICE
 
댄 프라이스는 미국의 카드결제 대행회사인 그래비티 페이먼트(Gravity Payments)의 설립자이자, 최고 경영자다. 그는 약 3주전 자신의 연봉에서 93만 달러를 삭감했다. 원래 연봉은 약 100만 달러였다.
몇 개월 전, 댄 프라이스는 친구와 함께 하이킹을 즐겼다. 당시 그의 친구는 댄에게 갈수록 오르는 임대료 때문에 겪는 고충을 털어놓았고, 그날 이후 댄 프라이스는 '소득 불평등'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댄 프라이스는 자신의 직원들을 위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깨달았다고 한다.
댄 프라이스는 회사 내 직원의 최저임금을 연 7만 달러(약 7600만원)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뉴욕 타임즈'의 보도에 따르면, 그래비티 페이먼트 직원들의 평균 임금은 약 4만8000달러다. 전체 직원은 약 120명인데, 댄 프라이스의 결정에 따라며 연봉이 인상될 직원은 이 중 70명에 달한다. 그중 30명은 기본에 받던 임금에서 두 배 이상의 연봉을 받게 된다. 댄 프라이스는 이를 위해 자신의 연봉에서 93만 달러를 삭감했고, 올해 회사 수익으로 예상되는 220만 달러 가운데 약 75% 이상을 임금인상에 쓰기로 했다...
(하략)
뉴욕타임즈기사원문 http://nyti.ms/1zbkPI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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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 직원 120명 중 무려 70명가량이 연봉이 인상되고, 30명은 기존 연봉의 두배(200%)나 받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 기사는 임직원 연봉격차가 심하고, 최저시급 문제가 대두되던 우리나라에서는 분명 논란이 될 만한 기사였습니다만, 시기가 세월호 1주기였던차라 크게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4개월 가량이 지난 8월 3일 오전에 후속 기사가 나왔습니다. 출처가 연합뉴스군요.
 
 
'전 직원 연봉 7만 달러' 젊은 사업가 도전에 거센 역풍    
D
 
시애틀의 신용카드 결제시스템 회사인 그래비티페이먼츠를 운영하는 젊은 사업가 댄 프라이스(31)가 미국 사회의 심각한 소득 불균형을 자신이 생각하는 방식으로 해결해보겠다는 야심찬 '도전'이었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도전은 불과 3개월여 만에 거센 역풍을 맞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라이스 CEO의 '전 직원 7만달러 연봉 프로젝트'를 처음 보도한 NYT는 이날 장문의 후속 인터뷰 기사를 통해 그가 경영 악화로 자신의 집까지 내놓을 정도로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고 전했다. (출처 연합뉴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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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실 전 위 기사로 이 내용을 본 것이 아닙니다.
페이스북에 링크된 한국경제신문의 기사였죠.
 
 
'해고 가이드라인' 나왔다

능력 없는 직원에게도 최저연봉 7만달러 줬더니…

 
    역풍 맞은 미국 스타트업의 '경영 포퓰리즘'
    A급 인재들 떠나고 CEO는 재정난…집까지 내놔
지난 4월 자신의 연봉 90%를 반납해 직원들의 최저임금을 연 7만달러(약 8200만원)로 인상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창업자가 3개월 만에 우수 인재의 이탈과 자금난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자신이 사는 집까지 임대를 위해 내놓는 등 곤경에 처했다.

(중략)

단기간의 급여 인상이 예상과 달리 생산성 향상이나 업무 성과 증대로도 이어지지 않았다. 회사에서 웹 개발을 맡았던 그랜트 모란은 “직원들이 단순히 출퇴근 카드에 도장을 찍기 위해 회사에 다녔고 결과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올리던 직원들의 동기를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회사의 영업도 어려움을 겪었다. 일부 고객은 프라이스의 최저임금 인상이 정치적 동기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관계를 끊었고, 일부 고객은 프라이스가 수수료 인상을 기대했다고 실망하며 거래를 중단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프라이스를 곤경에 빠뜨린 것은 친형이자 회사 지분 30%를 보유한 공동 창업자 루카스 프라이스가 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 최저임금 인상 결정 으로 회사를 잠재적 위험에 빠뜨렸다는 게 이유였다.

지난해 회사가 벌어들인 영업이익 220만달러는 급여 인상으로 모두 소진됐고, 소송비용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쌓이면서 프라이스는 자신의 집을 내놓는 상황까지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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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느껴지시나요? 누구라도 이 기사를 보면 정말 제대로 뒷통수 맞았겠구나 생각될 것입니다. 
그런데, 뉴욕타임즈의 기사 전문( http://nyti.ms/1I7HcV8 (깁니다))을 보았습니다.
 
간단히 한국경제 기사에 대한 약간의 반박이라면, 그랜트 모란이란 직원은 연봉인상에 의해 41000달러(4천만)에서 50000달러로 오르게되지만, 추가근무도 하는 등 결국 자신이 가진 꿈에서 멀어질까봐 이직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일 제대로 안하는 직원'과 연봉이 비슷해져서 그런 것이 아니란 것이죠.
 
기존 거래처들이 거래를 중단했다는 기사의 경우, 원래 내용은 그래비티 페이먼트의 최저연봉인상은 미국내에 큰 반향을 일으켜서, 4월 발표(최저연봉인상) 당시 200개의 거래처가 1개월정도 후인 6월에는 350개로 올랐다는 내용입니다. 물론 거래를 중단한 곳도 있었지만, 새롭게 거래를 튼 곳이 더 많았다는 말이죠.
 
공동창업자인 루카스 프라이스(30% 지분소유)는 댄 프라이스의 친형이고 둘의 사이는 좋았습니다. 소송의 목적은 연봉인상에 대한 불만보다는 경영권 장악입니다. 루카스는 2012년 110만달러의 연봉과 보너스를 약속받은 상황이었고, 사실 회사의 성공은 댄 프라이스가 전면에 나서서 일군 성과이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어려워져 댄 프라이스 CEO가 자신의 집을 팔려고 내놓았다라는 부분도 잘못된 것입니다. 최저연봉인상은 2015년에 덜컥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2017년까지 증가되는 것이기에 만약 회사재정이 힘들어져 연봉인상분을 주기 힘들다면 자신의 재산을 정리해서라도 실천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입니다. 그 의지를 왜곡해서 기사화 했더군요.
 
그리고, 연합뉴스나 한국경제가 번역하지 않은 내용이 있습니다.
 
4월 발표후 시행된 연봉인상으로 달라진 직원들의 생활입니다.
30세의 기술자 호세 가르시아는 회사와 가까운 시내로 이사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차의 헌 타이어를 교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5세의 페루출생인 오티즈라는 직원은 먼 도시에 사는 부모를 자주 방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2세의 부어만과 그의 아내는 연봉인상으로 얻게된 재정적 안정감으로 자녀를 가질 계획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댄 프라이스의 뉴스를 접한 마리오 자하리에프라는 사람은 피자파스타집을 운영하는데, 그의 월급을 1700달러에서 900달러로 갂아 저축을 시작했습니다. 그의 8명의 직원 임금을 올려주기 위해서입니다.
 
이 뉴스보다 더 큰 뉴스가 있었는데, 시애틀시가 최저시급을 1000달러에서 1500달러로 인상하는 법을 시행하기로 한 것입니다. http://www.vop.co.kr/A00000881178.html
 
31세의 사장 댄 프라이스의 무모한 도전이 성공하기는 쉽지 않을테지만,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난리치는 기업가들과 그들의 입맛에 맞게 기사를 쓰는 언론들은 대체 왜 존재하는 것일까요.
 
 
 
출처 http://www.huffingtonpost.kr/2015/04/15/story_n_7067672.html
http://www.huffingtonpost.kr/2015/08/03/story_n_7922294.html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5080222261&intype=1
http://nyti.ms/1zbkPI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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