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민심은 여당에 대한 비판이었기도 하지만,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을 내포하고 있었다. 정치가 해결하지 못하니, 시민들이 나섰다. 그 시위는 기존의 승자와 패자만 있는 논리에서 벗어나 이성과 타협이 있는 정치를 원했고, 평화시위로 솔선수범을 보였다. 나도 상대처럼 망가져서는 나라를 변화시킬 수 없다는 자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제도권 정치에서는 안철수라는 채찍을 통해 정치권에 변화에 대한 열망의 신호를 보냈고, 탄핵을 통해 성공한 듯 보였고, 시민들은 안심했다. 그러나 시민들이 안심한 틈을 타 문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며, 상대진영과 똑같은 행태로 문대통령 호위병을 자처하는 이들이 나타나며 다시 정치가 예전의 극한 대립으로 흘러가고 있다. 부디 과거의 잘못을 잘못하지 않기를 바라며, 촛불민심을 왜곡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