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도 여전히 가장 중요한 자본은 토지다. 피케티는 자신의 저서 『21세기 자본』에서 국가 내 총 소득 대비 총 자산의 크기(자본/소득 비율)가 클수록 불평등이 심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대부분의 국가에서 자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토지이다.
본 리포트에서는 피케티가 놓친 토지/소득 비율에 초점을 맞춰 주요국들의 토지가격 장기 추이를 비교하였다. 한국은 1964년 이후 GDP대비 토지가격이 3~6배 사이로 다른 나라에 비해 경제규모(국내총생산) 대비 높은 지가 수준을 유지해왔으며 그 등락폭도 매우 컸다. 토지가격의 등락폭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매매차익인 토지 불로소득이 크게 발생하였다는 것이고, 지가 수준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토지소유자가 경제과실에서 차지하는 몫(지대)이 크다고 할 수 있으며, 가격이 요동쳤다는 것은 그만큼 실수요가 아닌 투기적 수요가 몰려 거품을 만들어냈다는 뜻이 될 것이다.
높은 지가는 생활비와 생산비용 모두를 압박한다. 다시 말해서 가계의 실질소득을 떨어뜨리고 기업의 생산비용을 증가시켜 국제경쟁력을 악화시킨다. 종합해보면 높은 지가는 수요와 공급 모두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다.
피케티는 자본/소득 비율이 계속 상승하면 불평등이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어느 나라보다 높은 한국의 토지/소득 비율이 낮아지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의 극심한 불평등은 해소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 역시 나아지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