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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wedlock_114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블랙하우스★
추천 : 34
조회수 : 2798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7/12/19 04:44:34
무슨 글 보다가 생각나서 써 봅니다.
저는 겜덕이에요. 장르는 다르지만 남편도 겜덕입니다. (저는 주로 닌텐도, 남편은 컴터)
하루는 사정이 생겨 급전이 필요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따로 여유 자금도 없고, 한창 아기 낳아 기르느라 제가 어디 나가서 돈을 벌어 올 수도 없는 상황이었죠.
어떻게 할까 곰곰히 생각하다, 제가 말을 꺼냈어요.
나 "여보, 나 게임기 팔을게. 내꺼 신형 한정판이라서 금방 팔릴거야. 어차피 파는 거 아예 게임팩이랑 전부 처분하지 뭐. 이것저것 팔면 아주 큰 돈까지는 안 돼도 당장 도움은 될 거 같아."
근데...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요. 그 때 절 보던 남편의 그 표정이요. 놀라서 두 눈을 크게 뜨고 저를 바라보는데, 동공지진이 막 일더라구요 ㅋㅋ...
남편 "아니... 안돼 여보. 우리 그렇게까지 안 해도 돼."
나 "아냐, 어차피 아기 낳고 기르느라고 게임 할 시간도 없는 걸. 시간 생겨도 밀린 일 하거나 그냥 쉬느라 바쁜데... 가지고 있어봐야 중고가격만 떨어져."
남편 "아니야.. 진짜 우리 안 그래도 돼. 당신이 얼마나 기대하면서 예약구매 하고 그랬는지 내가 아는데... 그런 말 하지 마. 필요하면 내가 일을 더 하든지 어떻게든 돈 마련해볼게."
나 "당신 지금도 혼자 일하느라 힘들고 피곤한 거 뻔히
아는데 내가 어떻게 그래. 나 진짜 괜찮아. 게임기 팔면 이삿짐도 줄이고 돈도 버는 걸. 완전 일석이조잖아"
남편 "안 돼. 당신 게임 좋아하잖아. 나중에 애들 다 키워놓으면 언제든지 게임할 수 있어. 제발 게임기 판다는 말은 하지 마.. 알았지. 이야기 끝난 거야. 안 팔아."
사실 남편이 저렇게 끝까지 반대하니... 솔직히 고맙더라구요 ㅠ 물론 지금이야 아기 키우고 생활하고 먹고 사느라고 내 자신은 좀 뒷전이 되는 게 사실인데.. 그래도 저사람은 "나"를 신경써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사랑받는 느낌, 존중받는 느낌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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