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스타워즈를 볼 때 기본적으로 SF 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봅니다. 그냥 서부영화 - 흔히 말하는 마카로니 웨스턴 - 감성으로 이해하고 봐요. 돌아와 쉐인이라던가, 황야에서 밑도 끝도 없이 7인의 무법자가 팀파티를 이루는 뭐 그런 감성. 어디에선가 갑툭튀 한 사람이 막 쟝고라던가. 미지에 대한 욕구와 현실에는 발휘될 곳 없는 프런티어쉽을 우주라는 공간에 투사하는 것 이상으로는 SF 요소가 없다고 보거든요.
이번 라스트 제다이도 그런 관점에서는 제법 충실하게 전작을 이어갑니다. 그런데... 엠파이어 스트라이크스 백 이라는 불세출의 걸작이 딱 하나 하지 않은 클리쉐를 너무 가져갔어요. 레이의 혈통이라던가 출생의 비밀같은 요소.
아이 앰 유어 파더 라는 대사 직전까지 이를 암시하는 떡밥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에피5가 최고의 반전이 될 수 있었던것이라 봅니다. 물론 요다의 트레이닝 장면은 있었지만 다크포스의 위험성 정도였지, 혈통에 대한 생각까지는 하기 힘들었거든요.
거기다 하나 더 아쉬움을 더하는 것이 "디즈니"적인 요소. 끼얹어도 너무 끼얹었어요. 제다이 성지에 있는 새 비스무리한 친구들의 대모험 같은 방계 가족 코미디도 이어질겁니다. 츄이와 함께 떠난 모험의 주인공이 결국 다시 포스의 인도로 가족에게 돌아간던가.
이런 디즈니적인 불편함이 너무 많이 보여서 보는 내내 아쉬웠습니다. 아무리 싼마이 비급 감성으로 보는 스타워즈라지만 디즈니적 감수성은 해도해도 너무한거 아닌가.
영화 자체야 반전의 배치도 잘 했고, 라스트 제다이의 의미도 잘 살렸지만.... 계속 영화 옆으로 나오는 인물 과거 설명 텍스트도 그렇고 디즈니적인 요소를 너무 더하는 것도 좀 불편했습니다.
스타워즈 자체로써야 전 개인적으로 높은 점수를 줍니다만, 설명이 필요한 스타워즈가 웬말이랍니까. 디즈니는 스타워즈에선 좀 욕심을 버렸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