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4시경 석촌역에서 송파역 가는 길에 검정색 스포티지인지 암튼 엄청 크진 않은 suv 차량 차주님!!!(차번호는 아마 3으로 시작했던듯) 오늘 본인은 흑역사 갱신했지만 아무튼 그분께는 정말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제 막 운전한지 2달된 초보운전자입니다. 운전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차문 안잠그고 내리기(오래된 차라 직접 잠궈야함), 라이트 켜고 내리기 등 한가지씩 실수를 번갈아가면서 하고 있는데 오늘은 또 새로운 실수 계발했네요..
출장갔다가 일찍 끝나서 룰루랄라 기분 좋게 퇴근하고는 부랴부랴 차를 몰고 석촌역 부근의 직장을 막 나섰는데 한 5분쯤 달려나왔을까? 뒤에서 계속 누군가가 빵빵..하는 거예요. 저는 이제 막 운전에 자신감 붙은 때라 거만하게도 당연 나는 아닐꺼라는 생각으로 트와이스의 신곡을 들으며 가고 있는데 계속 빵빵... 그래도 저는 몰랐죠..저를 향한 것이라고는... 급기야 제 오른쪽 옆차선으로 와서 제 속도에 맞춰 달리며 창문을 내리고 손짓을 하시기에 그때서야 내가 뭐 실수했나 싶어 뭔일인지 깜짝 놀라 창문을 내렸더니..
"사이드!! 사이드 미러요!!"
아... 제가 사이드 미러를 접어 놓고 신나게 달리고 있었던 겁니다... 뒤에서 얼마나 불안했을까요... 얼마나 걱정됐을까요..
달리면서 누가 말건게 처음이라 창문 내린채로 "네??? 아!!!"하면서 허겁지겁 사이드미러 펴고 보니 그분은 부웅~하고 가셨어요. 제 감사 인사도 못들으시구요.
그분 그렇게 가시고 나서 진짜 얼마나 창피하던지요. 그리고 조금더 시간이 지나니 생각을 하면 할수록 너무 감사한거예요. 그리고 이렇게 감사한데도 감사합니다! 한마디 못한게 너무 속상했어요. 그냥 초보가 불안하면 추월해서 가실 수도 있었는데 계속 알려주시고... 몇번 빵빵 신호줘도 모르면 그냥 둘 수도 있는데 굳이 번거롭게 옆으로 와서 차문 내리고 알려주시고.. 차문 내려서도 민망하지 않게 웃으면서 알려주셨어요. 남자분이셨는데 인상도 넘 선하고 좋으셨어요. 운전 시작하고 흉흉한 얘기 많이 듣고 실제로 위험천만하게 운전하거나 얌체운전하거나 하는 분들도 봐서 항상 경계하며 운전해야지 했지만 이런 호의를 받다니 세상 참 따뜻하다 싶어요.
그분이 오유를 하실거란 생각도 안하고 만에하나 한들 제 글도 못보실것 같지만 이렇게 글을 굳이 남기는 이유는, 당사자 분께 인사를 못드려서 아쉬운 마음이 크고 그럼에도 이렇게 감사했다는 제 마음의 기록을 남기고 싶어서요. 나중에 제가 운전이 겁이 나거나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이렇게 차로 위는 팍팍하고 무섭지만은 않다는 기록을 남기고 싶어서요.
그리고 오유 운전하시는 분들 가운데 분명 이렇게 배려해주시는 따뜻한 운전자분들이 많을거라 믿기에, 그런 호의를 받은 운전자는 이렇게나 많이 감사해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천사같은 운전자님들! 배려하는 운전자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저도 얼른 숙달되면 앞만 보지않고 옆도 살피면서, 주위를 배려하는 운전자가 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