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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40대 문과 취업 전략
게시물ID : emigration_31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린덴바움
추천 : 11
조회수 : 7833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7/12/10 07:5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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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40대라고 지칭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30대도 포함됩니다. 또한 문과라고 칭했지만 특별한 기술 자격증이나 공학적 기반이 없는 분들을 통칭하는 겁니다. 이 글에서는 영주권 취득 방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습니다. 아래 사항은 본인과 배우자 모두 포함입니다.

이민은 영주권 취득하는 것이 시작이라고 흔히 말합니다. 캐나다의 경우 만 67세, 노령 연금을 받을 때 까지 생활 할 수 있는 지속적인 직업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캐나다에서 이민자로서 이 방법을 찾을 때 고려되는 사항은 다양합니다. 경력, 학력, 자금, 지적 능력 등등...

하지만 그 가능성을 찾을 때 결정적 차이를 만드는 것은 제 생각에 언어 능력입니다. 캐나다의 직업 시장은 상당히 폐쇄적입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알려진 회사나 학교를 나왔다 하더라도 많은 불리함을 안게 됩니다. 따라서 한국 경력이나 학력은 결정적인 요인이 되기 어렵습니다. 뭐...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이 이름만 들어도 아는 회사에 상무급(vice president) 정도 했다면 도움 될 지 모르겠지만 문과에서 40대 전후로 그 위치까지 가기도 힘들 뿐더러 그런 분들이 굳이 이민할 이유는 없겠죠?

자금은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편리한 도구이긴 한데 보통 40대 전후로 성공하신 분들이 가질만한 5억~10억 정도의 자금은 많이 불안합니다. 왠만큼 손해 나거나 사기 당해도 타격이 미미할 정도로 아주 여유있게 지니고 있지 않는 한 불안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런 분들은 드물고 또한 이민을 굳이 하실 필요가 없기도 합니다.

그럼 남은 건 지적 능력과 언어 능력인데 지적 능력은 계량화하기 힘들고 한국 토종 40대로 언어 능력을 갖춘다는 건 어느 정도 지적 능력도 있다고 봐야 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객관적으로 자신의 취업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요인은 언어 능력입니다. 그럼 자신의 언어 능력에 따라 캐나다에서 기대해볼 수 있는 직업 수준과 제 생각에 현실적으로 가장 괜찮은 경로를 제시해 보겠습니다.

언어 능력은 제 기준으로 상/중/하 로 나누며 능력이 좋으신 분은 그렇지 못한 경우의 수를 다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언어 능력 상 => IELTS 기준으로 최소 8점 이상이며 현지 뉴스 정도는 완벽히 이해하며 이코노미스트나 월스트리트 저널 같은 유력 시사지 기사 한꼭지를 읽으면 모르는 단어 5개 이하로 나오지만 맥락상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고 대화는 은어나 유행어 혹은 현지 역사적, 사회적 기반이 있는 표현 정도를 제외하고는 잘 알아듣고 빠르고 조리있게 표현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 언어 능력 중 => IELTS 6-7점으로 캐나다 대학에 입학할 정도는 되지만 영어 뉴스를 들으면 제대로 이해 못할 때가 종종 있고 아직 시사지나 신문을 사전 없이 읽기는 힘들며 일상적인 대화는 무난하나 농담 따먹기 할 땐 분위기 봐서 웃어줘야 하며 깊은 토론을 할 땐 내 의사 전달이 100% 빠르게 되지 않아 답답함을 느끼는 수준입니다.

* 언어 능력 하 => 위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영주권에서 요구되는 영어 시험 성적인 CLB 5 정도 (IELTS 5) 는 되며 생활에서 상대가 뭘 말하려는 지 이해는 할 수 있고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어떻게든 표현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아쉽지만 자신의 언어 능력이 "하"에 미치지 못한다면 그 수준 이상은 일단 갖추고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1. 언어 능력 하

이 경우 캐나다 대학을 갈 수 없기 때문에 캐나다 고등학교 학위 수준의 직업이 한계입니다. 한국에서 근사한 4년제 대학을 나오고 적당한 직업 경력을 가졌다 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의 경우를 빗대면 언어 능력이 있고 꽤 괜찮은 대학의 괜찮은 전공에 대기업 대리 경력이 있는데도 일반 사무직 취직은 어려웠습니다. 

물론 되는 경우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여기서 언급하는 경우는 모두 50% 이상 확률로 가능성 있는 경우를 제시합니다. 적은 확률에 매달려 시간 낭비 하는 것 보단 가장 가능성이 높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정착을 도모하는 게 더 나을 겁니다.

고등학교 졸업 수준 (NOC C) 의 일 중에서도 언어가 어렵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직업과 고용주도 제한됩니다. 저와 제 처의 경우 NOC C 혹은 D 등급의 일을 했던 경우는 디시워셔, 서버, 음식 배달, 집청소, 소매점 캐셔, 의류 매장 등입니다. 

여기 중에 비교적 50-60대 까지 가능하며 수입이 괜찮은 경우는 서버와 청소였습니다. 서버는 조금 잘 되는 식당이라면 월 3-4000불 수입이 무난하게 가능합니다. 여성분의 경우 한식당을 노려야 하며 남성분의 경우 가능성은 적지만 중국인 운영 중식당을 노려야 합니다. 언어가 좀 더 되신다면 이탈리아 식당도 노려 볼만 합니다. 그 외 식당은 나이 많은 사람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청소의 경우 공무원을 일컫는 게 아닙니다. 공무원 청소원은 근무 조건과 페이도 괜찮고 공무원 연금제도가 아주 좋아 이민자에겐 신의 직장입니다. 되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사적인 청소 업체에서 일하는 겁니다. 경우에 따라선 시급 20불 이상도 가능하며 경력과 고객이 쌓이면 본인이 창업할 수도 있습니다. 언어 능력도 아주 많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 경우 부부가 합치면 6-8000 불 수입이 가능합니다. 각종 정부 수당 등은 제외합니다. 그럼 아껴 사시다 보면 5년 정도 후엔 자신의 작은 사업체를 가질 여유가 되며 언어 능력을 키웠다면 2-4 년 부부가 같이 대학 진학할 여유도 생길 겁니다.

2. 언어 능력 중

이 경우엔 기술직에 도전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캐나다는 직업에 폐쇄적이고 자격증은 더욱 그러합니다. 따라서 자격증을 딴 다는 것은 평생 먹고 살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자격증도 가급적이면 그 자격증이 있어야 특정 직업명으로 일할 수 있는 것이 더 좋습니다. 예를 들어 요리사는 자격증은 있지만 꼭 필요하진 않습니다. 경쟁이 치열하겠죠?

대부분 자격증은 자격증 소지자 아래에서 2-3년의 견습과정을 거쳐야 시험 자격이 생기며 이 과정은 2년제 대학에서 제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에 따라서 견습과정은 영주권자 이상만 가능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따와서 캐나다에서 일정 기준과 시험을 통과해서 취득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전기, 용접, 배관, 미장, 목공, 정비 등 기존에 알려진 기술직외에 트럭, 중장비, 마사지 등 생각해 볼 수 있는 다른 자격증도 있습니다. 일단 취득하시면 취업도 용이하고 벌이도 괜찮으며 창업도 비교적 쉽고 은퇴도 본인 재량껏 가능합니다. 캐나다에서 이과 쪽을 선택 하실 때 문과 출신은 IT 같은 사무직 쪽의 대학 전공을 선택하는 것 보다 훨씬 가능성이 더 큽니다.

3. 언어 실력 상

이 경우라면 문과 쪽에서 괜찮은 자격증을 생각하는 게 낫습니다.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통역사, 회계사, 변호사 정도입니다.

통역사의 경우 법정, 의료, 사회 복지 통역사 과정을 각각 이수한 뒤 자격증을 취득해야 각 분야에 공식적으로 일할 수 있는데 그 과정이 만만치 않고 시급은 높지만 한국어 수요가 적기 때문에 꾸준히 일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 입니다. 주 수입원이 아니라면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원할 때 까지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자격증은 회계사와 변호사입니다.

회계사의 경우 현직 회계사 감수 하에 NOC B 에 해당하는 회계 보조일 3년 경력이 쌓이고 회계협회 과정을 이수해야 시험 자격이 주어지는 데 그 일에 취직하는 게 만만치 않습니다. 또한 NOC B 이상 회계 보조 일을 하려면 회계학과 2년제 이상 나와야 하며 회계협회 과정을 이수하려면 4년제 대학을 나와야 합니다.   

폐쇄적인 캐나다 취업 시장에선 캐나다 회계학과를 나오는 게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결국 비전공자라면 대학교 4년에 경력 3년 포함 최소 7년이 걸리며 전공자여서 3학년 편입이 가능하다면 대학교 2년 포함 최소 5년이 걸립니다. 모두 40대에 도전하기엔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만만치 않습니다.

변호사의 경우 로스쿨 3년을 졸업해야 하며 대략 1년 동안 수습과정을 거치면 시험 자격이 주어집니다. 기간은 4년 걸려서 회계사 보다 짧고 일반적인 수입도 더 높은 편이지만 문제는 로스쿨 입학입니다.

캐나다엔 20개의 로스쿨이 있으며 퀘백을 제외하면 16개가 있습니다. 입학엔 학부 학점과 LSAT 점수가 중요한데 대개 3.5/4.0, 160점 (상위 18%) 정도면 최상위 로스쿨이 아닌 이상 무난히 합격합니다. 아마 한국 토종으로 제가 언급한 정도의 영어 실력 상급이신 분들에겐, LSAT 가 특정 지식을 요구하는 시험은 아니니 160점 취득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으실 겁니다. 로스쿨 학업 난이도는 감당해야 하는 몫이니 논외로 하겠습니다.  

다음 문제는 학비인데 로스쿨은 일반 학부 보다 많이 비쌉니다. 미국 보단 저렴하지만요...국제 학생의 경우 3년 1억~1억 5000만원 정도, 영주권자 이상이라면 3000~5000만원 정도 들겁니다. 후자는 대출이 가능 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자금 여유가 있으시면 한국에서 미리 합격하고 오시고 그렇지 않으시면 빠르게 영주권 취득 방법을 고려하신 뒤 도전하시는게 나을 듯 합니다. 

제 생각엔 "언어 실력 상급에 괜찮은 지적 능력을 갖추신 한국 분이라면" 취업의 안정성 면에서 통역사 보다 낫고 비용은 좀 들지만 취업의 운에 맞기는 것보다 자신의 노력으로 로스쿨 입학이 가능하고 기간이 짧으며 졸업 후 비교적 취업이 쉽다는 면에선 회계사 보다는 변호사가 더 낫지 않을 까 생각합니다. 물론 현지인 등 다른 상황에 계신 분들껜 각각의 자격증이 완전 다른 난이도일 겁니다.

=====

늦은 나이에 문과 출신이 이민하는 것은 영주권 취득도 만만치 않지만 그 이후가 더 만만치 않습니다. 아직 젊으시다면 빠른 태세 전환이 가능하지만 가족이 있다보면 그마저도 힘듭니다. 분명 한국에서 현재 누리는 생활 수준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왜 굳이 이민 해야하지?" 혹은 "그냥 다시 한국으로 갈까?" 라는 결론에 도달하고 많은 주변분들도 그렇게 말씀하실 겁니다. 

이민에 대한 이유는 다양할 테니 그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겠습니다. 이 글을 쓴 목적은 자신의 현재 위치에서 어떻게 방향을 잡아 나가는 것이 시간 낭비 없이 빠르게 정착하는 방법일까를 제 기준에서 제시하는 겁니다. 다른 의견이나 방법, 질문 있으신 분은 댓글로 남겨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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