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회 16회를 아끼고 아껴 꾹꾹 참았다가
일 와다다 끝내놓고 드디어 딱! 보는데... 읭? 좀 별로네요? 영 재미가 없는데요??
솔직히 지호 행동에 대한 설득력이 너무 떨어지고 14화까지 이어지던 긴장감도 하나도 없고
지호와 세희 아버님과의 대화에서도 지호는 전혀 설득력을 갖추지 못했고 그냥 어린애같았네요.
무엇보다 세희 마음 다 알고도 떠나서 룰루랄라 하다가
이쯤이면 충분히 애탔겠지? 하고 사람 갖고 노는것처럼 하는것도 정말 별로였고.
지금까지 지호는 자기 마음에 솔직하면서 현명해서 좋았는데 말이죠.
계약을 종료하자는 것도 계약결혼을 커밍아웃 하는것도
굳이 세희랑 떨어져있는것도 드라마작가 계약 안하는 것도 다 자연스럽게 이해가 안갔어요.
작가가 섬세하게 지호의 고민이 뭔지 드러내고 그 해결과정을 시청자들에게 찬찬히 설득시키지 못했다고 봅니다.
근데 전 지호가 '난 사랑을 포기할 수가 없었다' 하는 대사는 좀 마음에 남아서 계속 생각해보게 되더라구요.
작가의 의도가 뭐였는지는 짐작이 간달까요.
저 대사는 흔한 로코 주인공들이 뻔하게 날리는 멘트가 아니라
인생에서 나의 행복을 위해 진짜 중요한게 뭘지 끝까지 고민해본 후에 한 말 같았어요.
지호가 그 똘아이짓을 한건
계약결혼이라는 허울이 진심의 바닥까지 다 드러내지 않아도 관계를 유지시켜주니까
세희가 고백도 않고 감정을 바닥까지드러내지 않아도 관계가 유지되는 그 어정쩡함이 싫었던거 같아요.
그런 관계는 쿨하고 편리해 보이지만 그만큼 깊이가 없고 한계가 있으니까.
나같음 떠들석하게 결혼해놓고 또 공식적으로 이혼하기를 선택하기 보다는
같이 살면서 가짜였던 마음을 진짜로 만들도록 노력하는 쉬운 루트를 택했겠지만
이건 드라마고 지호는 그 정도 마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던게 아닐까.
지호가 사랑해서 결혼한 사람들은 행복하겠죠? 하면서 운것도 대충은 이해가 감.
그래서 세희에게 제도나 계약때문이 아닌 순수한 니 진심을 보여달라고 떠난게 아닐까.
그리고 그렇게 사랑해서 결혼했다 하더라도
결혼이라는 제도가 둘의 순수한 감정에 너무 많은 생채기를 낸다는 것도 말하고 싶었던듯.
사실 사랑해서 평생 행복해지려고 하는 결혼인데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효도 도리 체면 등등으로
결혼이 오히려 둘의 사랑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결혼에 있어 가장 중요한게 사랑이 아니라
조건이나 이해관계같은게 되어버리는 가치전도 현상이 과연 옳은가 뭐 이런거?
그래서 그럼 사랑해서 한 결혼에서 사랑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또라이가 돼라. 젤 중요한건 결혼 당사자 둘 사이의 합의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쌩까고 걍 욕먹어라.
이게 작가의 답인듯ㅋㅋㅋ
작가의 답에 100% 동의할 순 없지만
결혼제도에 개개인이 희생되지 않고 각자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인가?
라는 문제를 생각해보게 되네요.
그리고 나에게 있어서 절대 포기 안되는건 안온하고 평탄한 생활인가 사랑인가,
나한테는 뭐가 더 중요하지? 새삼 고민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