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처음에 포스터만 보고 뭐지, 저 데스노트 같은 일본느낌 포스터는...? 노잼 예약이다 생각하고 거르려고 했던 영화인데, 장항준 감독 작품이라는 걸 알게 되니 몹시 보고 싶어졌음. (그가 9년 동안 장편을 한 적이 없다는 점 / 최애 드라마 시그널 김은희 작가의 남편이라는 점/ 스포 방지를 위해 시사회를 40분만 했다는 점 등도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했음)
어쨌든 퇴근 후 혼영하러 고고
이하는 짧은 감상의 기록.
-처음에 강하늘 나레이션이 많아서 마치 내가 소설 책을 읽고 있다는 듯한 느낌을 받음
-초반 30분 정도는 내가 지금 '미스테리 스릴러'를 보러 온 건지 강하늘 주연의 '공포' 장르의 영화를 보러온 건지 헷갈렸음. 아 나 광고 잘못 봤냐...지금이라도 나갈까.. 중간에 진짜 심쿵하게 하는 장면이 2,3장면 나옴 공포물, 놀래키는 거 잘 못 보시는 분들은 꼭 팝콘 끌어안고 보시길.. 안 그럼 팝콘이 영화관에 눈처럼 흩날리는 장면을 연출할지도...
-나 같은 반전 바보는 반전을 전혀 1도 예측할 수 없었음..... 내 기준으로는 약 3번 정도 반전을 느낌
-강하늘 /김무열 연기 미쳤음 강하늘이야 원래 연기 잘하는 거 알았지만, 이렇게 기민한+밑바닥 연기 (0.5초 나옴-담배피는 장면 그 눈빛을 잊을 수 없네...) 잘하는 줄 몰랐음..
김무열을 보면서 배우 본래 쌓아두었던 내공이 장항준이라는 감독을 만나 폭발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음. 사실 그 전의 김무열은 내가 별로 관심두는 배우는 아니었음... 연기 이렇게까지 잘하는 지 몰랐음. (극 후반부-병원씬 압도적..) 김무열은 찐하고 어두운 쪽의 멜로 혹은 느와르 쪽 한다면 어울리겠다. 왠지.. 김남길의 느낌도 났다. (어두우면서 섹시한..)
-시그널과 무한상사의 냄새가 났다.
-시나리오 탄탄함. 사건의 인과관계가 명확한 느낌. 시간을 거꾸로 올라가서 처음부터 나열해본다면 그렇게 느껴진다. 시간이 뚝뚝 끊겨나간 것 같은 느낌을 받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김무열의 20년과 강하늘의 20년을 뚝 떼어서 영화로 만든다해도 볼 것 같음 (물론 배우가 동일할 때)
-리뷰를 보니 후반부가 루즈하다는 평이 많았는데, 나는 초반부가 너무 괴로워서 (공포분위기..) 오히려 후반부가 더 좋게 느껴졌다. 러닝타임이 120분 같았는데 상영시간을 확인해보니 109분. 사람들이 루즈하다고 느꼈다는 것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후반부 강하늘 감정 묘사가 길게 설명되지 않았다면 관객들이 하늘의 행동을 납득하기 힘들었을지도..
-극장을 나오면서 문득 '올드보이'가 생각났다. 주인공의 삶을 돌이켜보니 너무 먹먹하고 안타깝고, 그런 여운이 그 영화가 준 여운과 비슷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