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더기를 걸치고 생의 저변으로 움푹 패여버렸다. 침이 마른 입 안에 빵쪼가리를 구겨 넣은 먹먹함이다. 한 줄기 빗방울도 마른 대지에 내리면 단비가 된다. 그 조차 궁하면 뿌려진 씨앗 안에 틔우지 못한 싹조차 메마른다. 매마른 싹은 떨어진 꽃잎 보다 애처롭다. 생은 넉넉한 목축임을 갈망하는 갈증이다. 지긋지긋한 목마름. 나는 그 누군가라도 이 생의 갈증을 해소했다는 말이 들려올까 무섭다. 생의 본질을 오해한 채 목마름을 순리라 여기며 살아온 마른 날들에 대한 후회가 두렵다. 갈증을 서술하는 말도 덧 없고 의미 없다. 다만 괜한 넉두리를 뱉고 싶었다. 이만하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