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른바 눈팅족이다.
루리웹/도탁스/페북/인벤/오유/딴지/엠팍/클리앙/쭉빵/트위터/디시 그냥 다--- 본다.
내 생각과 다른 논조의 글이 있어도 이럴수도 있구나, 그러려니하고 넘긴다.
글을 쓰는곳은 오유와 트위터뿐이다.
그나마도 오유는 길게 쓸 생각으로 몇번만 들어왔을뿐,
실질적으로 일상글은 트위터를 쓴다고 보면된다.
왜 트위터를 쓰는가? 이유는 별거없다.
1. 교류하는 지인들이 가장 많다
2. 간단한 글을 올리기에 최적화
나름 편하게 사용해왔지만 이제 트위터를 그만두려고한다.
그만둘 이유는 이미 몇달 전부터 쌓이고 있었다.
지인들의 리트윗과 지인의 지인, 유명한 네임드 트위터, 여성의 인권신장에 관심이 많은 분들의 트윗들.
관계유지를 위해 이들의 트윗에 거짓으로 동조할순 없었다.
계속 보는것도 스트레스 쌓이고 -_-
이분들의 트윗 내용을 보며 느낀게..
피해의식이 심하다.
같은 여성임에도 동의하기 힘든 공격성이 노골적으로 보인다.
공감하기 힘든 주제에서
여성을 무조건 피해자로 규정한다.
언뜻보면 글을 쓴 사람이 깨어있고 논리가 그럴듯해보이지만
이들은 동일선상에 놓으면 논란이 있을만한 것들을
어떤 근거도없이 단정적으로 기술한다.
최근에 가장 충격받았던 예를 두개 정도 들어보겠다.
낙태죄 폐지에 반대하는 여론에 맞서서
하루에 남자들 때문에 3~4명씩 죽어나가는 여성들의 피해는 어쩔거냐는 트위터를 봤다.
...이게 과연 동일한 것인가?
보자마자 왜이렇게 세상을 비뚤게 보는건지 의문이 들었고
글을 쓴 사람의 깨어있는(?) 논리를 칭찬하는 사람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다.
이들의 논리는
매일 남자들때문에 죽어가는 여성들을 위해서 낙태죄를 폐지해야한다. 이런건가?
낙태와 데이트폭력은
둘 다 안타까운 문제라고 생각하고
어떻게든 바람직한 방향으로 해결되길 바라고있다.
하지만 이들의 글에는 공감이 아닌 반감을 갖게된다.
막연한 분노만 느껴진다.
이성적인 느낌을주려 노력하지만 어리석어보인다.
두번째 예를 들어보겠다.
치매인 할머니들이 보통 '밥해야돼' 이런 말씀을 많이 하신다고,
할아버지에게 얼마나 핍박받았으면 치매에 걸려서까지 이러실까.
거기에 달린 답글은 더 가관이었다.
할아버지들은 보통 '밥줘'라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고.
첫번째 예는 안타깝고 소름이 돋았지만
두번째 예는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하다.
조부께서 치매로 오랫동안 고생하시다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직업특성상 윗사람 눈치를 많이 봐야했는데
평소에도
'사모님,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회장님, 죄송합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이 말을 달고사셨다.
치매 이후로는 말수가 많이 줄었지만
조금 말이라도 하면 고개숙이며 죄송합니다를 연발할 때가 있었다.
우리 할아버지는
가해자인가?
피해자인가?
남성에 핍박받는 여성들의 사례를 언급함으로써
사회에 진정한 화두를 던진다 여기는 이들의 생각이 실로 같잖다.
자기 글이
글의 내용에 해당되는, 치매가족이 있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수있다고는 생각조차 못한다.
각종 사회적 이슈들, 사건들이
잠재적 피해자인 자기들에게 상처를 준다고한다.
자신에게 심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상처를 주고
이것은 남성위주의 사회가 가져온 폐해라고.
그래서 우리들은 여성의 인권신장을 위해 사회적 화두를 던진다.
이들의 주된 논리다.
그렇게따지자면 이들은 나에게 상처를 줬다.
치매로 고생한 조부를 둔 나에게 우리 할아버지는 여성을 핍박한 가해자라는 상처를 줬다.
공공연한 화제로 다루기 위해서는
상식적으로 여성, 남성 두쪽 모두에 맞춰서 살펴봐야하지만
이들이 보는건 오직 여성의 피해뿐이다.
이기적이다.
깨어있는척 하면서 이기적이다.
같은 여성임에도 공감하기 힘들다.
안타깝다. 무조건적인 혐오로 사회를 바라보는 이들이 안타깝다.
이것을 깨어있는거라 생각하는 이들이 불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