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
제주에서 원없이 바다보고, 책보고, 영화보고, 글쓰면서
혼신을 다해 느긋하고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살다가 예쁘지만 말 같은거 안해서 더 좋은 인어라도 만나서 살림이나 차리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무렵이었습니다.
'그런건 자네와 어울리지 않아'
라고 생각한 어느 말괄량한 신의 장난질이 시작된 것 같습니다.
경찰로부터 출석요구서를 받았습니다.
누군가 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고 합니다.
내가 훼손하는 건 주로 나인데.
나를 고소 할만한 유력인물은 나인데.
하면서 존재론적인 질문을 하던중 알게 되었습니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정우택' 이라고 합니다.
제1야당의 원내대표씩이나 되어 국정을 주물러도 모자를 판국에 강드림 고소장이나 주무르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애석했습니다.
지난 6월경 저는 정우택의 지난 에피소드를 가지고 협치를 향해 노력한 그의 정치인생을 소개하는 미니 웹툰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 제 블로그와 오유쪽에 올려봤지만 반응이 딱히 없어 저와 정우택의 부족한 영향력 핑계를 대고 팽개쳐 두었습니다. 바로 그 웹툰을 명예훼손이라고 걸고 넘어진 듯 합니다. 웹툰에 소개된 그의 에피소드는 대부분 언론에 이미 공개된 것을 대상으로 한 팩트입니다. 하물며 그 흔한 욕설이나 인신공격 없이 협치를 향한 그의 애정을 소개한 것 뿐인데...
그의 발언과 행동에 대해 국민은 당연히 알 권리가 있습니다. 저는 없는 내용을 지어낸 것이 아닌 그가 실제한 발언과 행동에 대해 국민들의 이해를 돕고자 만화로 만든 것입니다.
사실 알만한 사람들은 알 것입니다. 정우택만큼 연관 검색어가 건강하지 못한 정치인이 드뭅니다. 어쩌면 그는 '내 앞에선 찍소리도 못할 개돼지 같은 것들이 인터넷에 쓸데없는 소리나 늘어 놓는다'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그 나약한 개돼지들은 작은 고소고발에도 겁을 지어먹으니 이게 약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가 해야할 것은 해명 혹은 반성이지 고소가 아닙니다.
전 말입니다.
2년전엔 당신네 두목이었던 박근혜랑도 붙었던 사람입니다.
내가 쪼는건 권력이 아니라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의 무관심입니다.
어쩌면 정우택 정도라면 더이상 제가 이나라에서 글이니 만화니 하는 것으로 작품활동을 할 수 없도록 막을 수 있는 힘을 가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의 입김하나면 저는 실력과 상관없이 그 어디에도 제 작품을 걸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근데 전 예술가까지는 못되더라도 광대까지는 됩니다. 하고 싶은 얘기 못하면서까지 표현할 생각 없습니다. 세상에 넘쳐나는 권위적이고 억압적이고 답답한 것들 조롱하고 엿먹이는 것이 제가 하고 싶은 일이고, 해야할 일입니다.
광대의 입을 막는 정치인들은 어느시대에나 결국엔 무너졌음을 명심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