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 이영학(35·구속기소)이 아내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후원금과 보조금을 받아 호화생활을 누렸다는 의혹이 경찰 수사 결과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다만 이영학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었던 아내 최모씨의 사망 원인에 대해 경찰은 최씨의 자살로 결론 내렸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이미 기소된 살인 등 혐의 외에 이영학의 여죄를 수사한 결과 이영학을 상해, 강요, 성매매 알선, 사기 등 혐의로, 이영학의 형(39)을 사기방조 혐의로 서울북부지검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영학은 최씨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후원금·보조금·장애인연금으로 총 13억여 원을 받아 1개월에 1천만 원을 카드값으로 쓰는 등 무절제한 생활을 했다.
이영학은 올해 6월께 서울 강남구 오피스텔을 빌리고 포털사이트 등에 성매매 광고를 올린 뒤 남성 12명에게 1인당 15만∼30만 원씩 받고 최씨와 유사성행위를 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영학이 성매수 남성들의 유사성행위 장면을 촬영해 저장해둔 것을 확인하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혐의도 적용했다. 성매수 남성들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최씨가 지속적으로 이영학의 욕설과 폭행에 시달렸으며 이영학에게 복종하는 행태를 보였다는 딸(14·구속)과 성매수 남성들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영학은 또 인터넷이나 방송을 통해 '거대백악종을 앓는 딸 수술비·치료비가 필요하다', '임플란트 비용만 1억5천만 원이며 앞으로 10억 원이 필요하다'며 2005년부터 올해까지 총 12억 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모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실제 이 기간 이영학 딸의 수술비·치료비로 들어간 비용은 4천150만 원이었고, 구청의 지원금 등을 제외하면 실제 이영학이 부담한 액수는 706만 원이었다.
이 밖에도 이영학은 누나 계좌에 돈을 이체하는 등 수법으로 재산을 숨기고 2005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기초생활수급비 1억2천만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모은 돈으로 이영학은 차 20대를 구매해 튜닝한 다음 다시 팔거나 일부 직접 사용하는 등 3억3천만 원을 썼고, 후원금 모집용 사무실을 운영하거나 광고하는 데 4억5천만 원, 대출금 상환에 2억5천만 원을 썼다.
이영학은 2005년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신용카드 결제로 6억2천만 원을 썼고, 한 달 카드 값으로 최대 1천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경찰은 2007년 12월 이전 모금한 후원금 총 3억9천여만 원은 시효가 지났거나 사기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기소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영학이 정신지체·지적장애 각각 3등급을 받아내 2015년 8월부터 구속 전까지 816만 원의 장애인연금을 받은 부분도 경찰은 불기소 처분이 적합하다고 봤다. 장애등급 판정에 필요한 형식적 요건이 갖춰져 있었고, 담당 의사의 소견 등을 고려할 때 부정하게 장애등급을 받았다고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본 것이다.
경찰은 또 이영학 아내 최씨의 사망 원인이 자살이라고 판단했다.
당초 최씨의 머리에서 투신과 무관한 상처가 발견돼 이영학이 사망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경찰은 투신 당시 목격자 진술이나 부검 결과 등을 종합할 때 타인의 힘에 밀려 추락했다고 볼 정황이 없다고 봤다.
최씨가 유서를 남기지 않아 동기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경찰은 최씨가 지속적 폭력과 성매매 강요에 지친 상황에서 지난 9월 6일 이영학에게 욕설과 폭행을 당한 직후 충동적으로 화장실 창문으로 뛰어내렸다고 추정하고 있다.
다만 경찰은 이영학이 최씨 사망 직전 알루미늄 모기약 용기로 머리를 때린 점에 상해 혐의를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