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내가 무슨말을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않는다 아마 폭팔했던거같다 잠좀자자/ 왜그러는데/ 공부안했다 왜 /정도
위로 언니가 있다 공부를 꽤나 잘하는 수재였다 언니는 나와 다른 '선택'을 했다 어린조카를 업고 응원차 온것이었는데 그 응원이 나를 폭팔하게 만들었던거다
언니는 그길로 그새벽에 택시타고 자기집으로 가버렸고 자는둥마는둥했던 나는 싸늘한 엄마의 시선에 "니는 그렇게 조카데꼬온 언니한테 그래해가 새벽에 가게 해야해뜨나"하는 소리를 듣고 엄마싸준 감사한 '도시락'을 들고 추운 수능날 아침 서늘한 가슴으로 모범택시를 탓었다 (당시에 수능날 모범택시는 공짜였다) 하지만 사는곳과도 학교와도 거리가 있었던 내가 수능을 칠 학교는 모범택시 기사님도 나도 찾을수가 없었고 시간이 다되어가는데 마냥 뺑뺑이돌수가 없어 내려서 물어보고 찾겠다고 했다 (미안해서 만원드리고 내렸다
낯선동네에 혼자 내려진 나
차가운 공기 몽롱한 기분 싸늘한 기억
어찌저찌 물어물어 도착하고 시험을 치고 나오는데 교문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어머님들. 시험을 마치고 같은 버스에 탄 이름모를 친구들이 그들의 친구에게 조잘조잘 떠드는 모습
나는 혼자
그때부터였던거 같다 내안에 비교가 사라졌던게 다른 엄마라면 그렇게 말안했겠지 다른 학교라면 이렇게 시험안쳤겠지 이 모든 비교와 가정은 쓸모가 없다는걸 알아버렸다
의외로 공부한거에 비해 점수는 잘나왔엇다
96년도에 친 수능이니 딱 20년전인데 그날의 공기 그날의 온도 그날의 기분이 잊혀지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