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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9일만에 헤어졌습니다.
게시물ID : gomin_13941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WNoa
추천 : 11
조회수 : 806회
댓글수 : 84개
등록시간 : 2015/03/28 18:11:47
오늘 그와 함께 닭볶음탕을 해먹기로 했습니다.
아니 제가 만들어 주기로 한거죠.
어제저녁 집앞 마트에서 양파, 대파, 당근, 감자, 닭볶음탕용 닭 등 한가득 장을 봐와,
오늘아침부터 설레이며 닭볶음탕을 만들었습니다.

그에게 처음 해주는 요리는 아니었지만 정성스럽게 만들고 싶은 마음에 최선을 다해 노력했죠.



적당히 밥을먹고 제 방에 들어와
제가 먼저 말을 꺼냈어요.

한마디라도 하려고 하니 울컥
한단어 생각만 해도 울컥
장장 3시간에 걸쳐서 울며 웃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가 저를 사랑하지 않은지 벌써 1년이 넘었더군요.
저는 사실 몰랐습니다.
아니, 사실 알았을까요.

제가 그에게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 있었습니다.
'나는 니가 행복하기 바란다.'
'너가 언제 떠나간다고 해도 나는 슬프지만 널 보내 줄 수 있다.'
이 말 덕분인지 때문인지
마침내 그가 떠나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기적인 년인지
한편으로는 야속합니다.
서울하늘아래 믿을사람 너밖에 없는것 아는데, 이 작은 방안에 나 혼자 두고 떠나려고 하는건가.
이제와 생각해보니 바짓가랑이 붙잡고 메달리고 싶네요.


그가 헤어지자는 말을 저에게 먼저 하지 못할것을
저는 알고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맘이 떠난지 꽤 되었다는 것도
저는 알고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도 알고있었습니다.

시작은 그로부터였지만,
끝은 저에게서가 되었네요.

제가 왜 헤어지자고 했는지 저도 잘 모로겠습니다.
저의 마음은 알지만 머리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아요. 아직은요.
마지막까지 제가 해줄 수 있는말은
몸건강해라, 공부열심히해라, 널 많이 사랑했다.
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뿐이었습니다.


우린 웃으며 지난 1779일을 돌아왔고.
마침내 그 여정이 막을내렸습니다.
저는 분명 후회할 것이고
오늘부터 얼마나 울지 모르겠습니다.


헤어지자 해놓고 진짜 헤어져서 그가 밉기도 합니다.
멍청한년.


다 저 떄문이에요.
모든것이 저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말 그를 사랑했습니다.
저의 20대1779일 전부가 그였습니다.

너무 사랑한 그를 
이글을 끝으로 보내주려고 해요.
정말 자신없지만 용기있게 보내줄겁니다.

제가지금 어떤 글을 쓰고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지금 막 헤어진 여자입니다.

너가행복하길 바란다.
넌 이글을 분명 읽지 못할거지만
난 널 사랑했고
너가 정말 행복하길 바래
항상 고마웠어
정말이야.
너무고마웠어.
잘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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