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생활 3 년차 여징어에요
첫 해에 오만 일 다 겪고 이제 한인들과는 담쌓고 지내는 데 얼마전에 새 집으로 이사를 왔어요
중국인들이 하우스 메이트인데 다른 건 다 좋은데 이 집에 엄청 크게 짖는 개가 있어요
문제는 제가 거실 왔다 갔다 할 때만 엄청 크게 짖어서 저도 놀라지만 하우스메이트들한테 너무 미안한 거에요
짖을 때마다 자는 사람 다 깰만큼 시끄럽고 아니면 방에 있던 주인이 소리치며 조용히해-! 이러고.
개는 착한데 제가 낯설어서 그런 거라고 하더라고요
친해지면 안 짖는 다고해서 달래도보고 놀아도 보고 하기를 며칠 째.
오늘도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하우스 메이트 한 명이 거실에 있더군요(꽤나 무뚝뚝하면서 조용한 스타일)
그런데 제가 거실에 들어서자 마자 아니나 다를까 또 진짜 엄청 크게 웡웡 짖더라구요ㅠㅠ
(다들 그러면 개한테 뭐라고 해요 그래서 더 미안)
그 때 마침 듣고 있던 중국인이 개를 향해 한마디하는데..
"너는 왜..,," 라며 입을 떼는 데 속으로 또 너무 미안했어요 그런데 다음 말이
" 얘가 집에 올 때는 그리 환영하면서 내가 집에 올 땐 환영해주지않니~~!!"
라고...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 멘트가 딱 들어도 나 미안하고 무안할 까봐 하는 멘트라는 게 느껴지고.
뭐랄까.
너는 왜 얘만 보면 그렇게 짖니? 응? 이런 게 보통인데..(그냥 딱 생각나는 맨트인데)
같은 말을 어떻게 저리 달리 할 수 있을까..
방으로 들어와 잠시 혼자 멍해있었네요.
말을 잘 못 한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데
정말 저 맨트 한 줄이 저로 하여금 말이 가진 힘을 느끼게 해주고 .. 감동이었어요..고마웠어요
오유 가입한 지 얼마 안된 새내기인데 요즘 비매너 말로 상처주는 글들 읽으며 맘이 아팠는 데 오늘 저 한마디가 너무 고마워서
같이 나누고자 글 써봅니다.
익명인 이유는 낯가려성... 이런데 글을 잘 안 올려봐서,..
대단한 애피소드는 아니지만 조금 힐링되실까 해서 공유해봅니다.